김희중 대주교, 25일 조계종 수덕사 방문해 메시지 전달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장 장-루이 토랑 추기경, 이하 평의회)가 5월 6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불자들에게 따뜻한 축하의 인사를 전하는 경축 메시지를 발표했다.

평의회는 경축 메시지에서 형제애를 강조하며 “부처님 오신 날이 갈라진 우리 사회 안에서 형제애를 회복하고 새롭게 증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평의회는 불교에 대해 “우애적 관계, 대화, 은사의 교환, 조화롭고 서로 존중하는 생각의 나눔에서 친절과 사랑이 우러나는 태도가 나오고, 이러한 태도는 참다운 형제적 관계를 낳는다”고 말했다.

평의회는 우리가 억압, 이기주의, 지역주의, 민족 갈등, 종교 근본주의와 폭력으로 너무 자주 찢기고 갈라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불자와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형제애를 해치는 사회적 악을 공개적으로 고발하고, 다른 사람들이 관대함을 키우도록 치유자가 되자고 제안했다. 또 분열의 벽을 부수고 개인들과 집단들 사이에 참다운 형제애를 증진시키는 화해자가 되기를 요청했다.

덧붙여, 종교간 대화가 인류 가족의 모든 구성원 사이의 일치와 형제애에 대한 의식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며 “이 세상에서 대화의 문화, 만남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우리 서로 대화를 나누고 만나자”고 청했다.

한편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30분 충남 예산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 덕숭총림 수덕사를 방문한다. 이날 김 대주교는 평의회에서 발표한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를 수덕사 주지 지운 스님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함께 형제애를 증진하는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1.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저는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를 대표하여 온 세상의 모든 불자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따뜻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2. 올해 저희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진심어린 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14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형제애, 평화의 바탕이며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신 이 담화에서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형제애는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입니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분명한 의식은 우리가 서로를 참된 형제자매로 여기고 대할 수 있게 해줍니다. 형제애가 없으면 정의로운 사회를 이룰 수도 없고, 확고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이룩할 수도 없습니다”(2014년 제47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1항).

3.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여러분의 종교 전통은 우애적 관계, 대화, 은사의 교환, 조화롭고 서로 존중하는 생각의 나눔에서 친절과 사랑이 우러나는 태도가 나오고, 이러한 태도는 참다운 형제적 관계를 낳는다는 확신을 줍니다. 여러분은 또한 모든 악의 뿌리가 무지와 오해에 있으며, 이는 탐욕과 증오의 산물로 형제애의 유대 관계를 파괴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전쟁과 불의의 뿌리가 되는 우리의 일상적인 이기주의적 행위”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친교와 헌신을 위하여 창조된 호혜적 존재”로 바라보지 못하게 합니다(2014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2항). 이러한 이기주의는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게 만듭니다.

4. 우리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은 억압, 이기주의, 지역주의, 민족 갈등, 종교 근본주의와 폭력으로 너무도 자주 찢기고 갈라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타인’은 열등한 존재, 사람이 아닌 존재, 또는 두려워서 가능하다면 없애야 하는 존재로 취급 받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순례자들과 그리고 선의의 사람들과 함께 사회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다양성 안에서 협력의 정신으로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성을 존중하고 수호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적 신념을 굳게 지키면서도 형제애를 해치는 모든 사회적 악을 공개적으로 고발하고, 다른 사람들이 사심 없는 관대함을 키우도록 이끄는 치유자가 되며, 분열의 벽을 부수고 개인들과 집단들 사이에 참다운 형제애를 증진시키는 화해자가 되라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5. 오늘날 우리는 인류 공통의 인간성에 대한 의식이 자라고, 전 세계가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형제적인 세상을 추구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의 실현은 보편 가치를 인식하는 데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종교간 대화가 보편 윤리의 근본 원칙을 인식하면서 인류 가족의 모든 구성원 사이의 일치와 형제애에 대한 새롭고 깊어진 의식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진정 “우리는 저마다 평화의 일꾼이 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곧, 분열보다는 일치를 이루고, 증오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증오를 없애며, 새로운 벽을 세우기보다는 대화의 길을 터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대화의 문화, 만남의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하여 우리 서로 대화를 나누고 만나도록 합시다!”(프란치스코, 산에지디오 공동체가 주관한 평화를 위한 국제회의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 2013.9.30.)

6. 친애하는 벗들인 불자 여러분, 형제적 세상을 만들어 나아가려면 우리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형제애를 더욱 더 추구하고 형제애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며, 형제애를 이루는 용기를 가지도록 교육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특별히 부처님 오신 날이 갈라진 우리 사회 안에서 형제애를 회복하고 새롭게 증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인사드리며 기쁨에 넘치는 부처님 오신 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루이 토랑 추기경
사무총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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