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 혁명"

홍콩교구의 통혼 추기경이 29일 오후 긴급 호소문을 내고 홍콩정부가 "진압병력 배치에 자제력을 발휘"하고 "젊은 세대, 그리고 각계각층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촉구했다.

통 추기경은 이 "'센트럴을 점령하라'와 관련된 긴급 호소문"에서 홍콩 정부가 시민 안전을 최우선 관심사로 삼으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자기 주장을 하려 애쓰는 모든 이들이 평온을 유지하기를 바랐다.

홍콩에서는 28일 대규모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40여 명이 부상당해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이며, 시위대는 홍콩의 중심지인 센트럴 지역을 여전히 점거하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의 최루액 살포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이를 "우산 혁명"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 홍콩교구 통혼 추기경.(사진출처 = wikimedia commons)
홍콩교구는 8월 초에 교구 매스컴위원회를 통해 기자회견을 하고 선거 개혁과 주민 생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통 추기경은 이어 8월 15일에 사목교서를 내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 문제들을 살피고 공동선을 촉진하는 것이 우리 (교회의)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목교서에서 통 추기경은 오는 2017년의 홍콩 행정장관은 "폭넓은 대표성"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보통선거에 의해 선출되어야 한다는 것이 홍콩 사회의 "여론"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열망은 "헌법적으로 타당하며 윤리적으로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예로 들며 "대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의는 대결이나 폭력으로 성취될 수 없으며 모든 당사자의 평화로운 상호 대화를 통해서만 이뤄진다고 주장하고, 7월 24일에 홍콩교구가 성명을 내고 보통선거권의 "온전한" 실현과 "진정한" 민주절차를 호소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홍콩 주민 대다수는 2017년에 치러지는 행정장관 선거를 온전한 보통선거, 직선으로 치르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럴 경우 중국 내 각지로 이런 요구가 확산될 것을 중국정부는 걱정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행정장관을 직선으로 뽑되 후보자를 친중국계가 대다수인 선거인단 투표에서 통과된 인물 2-3인만 후보로 나서는 안을 8월 31일에 통과시켰다. 행정장관은 홍콩의 행정수반이며 현재 간선으로 선출된다.

한편 통 추기경의 전임자로 홍콩 민주화운동의 핵심지도자인 젠제키운 추기경은 29일 중앙정부가 과격 진압에 나설 것을 우려해 시위대의 해산을 호소한 바 있으며, 홍콩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은 시위대의 한 주축이다.

시위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말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오는 2017년 홍콩 자치정부 수반인 행정장관을 처음으로 주민 직선으로 뽑되, 후보자는 친중국계 인사가 대부분인 선거인단의 과반 찬성을 얻은 인물들로 제한한 뒤부터다.

먼저 대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했고, 이어 "센트럴을 점령하라"가 가세했다. 홍콩 대학생들은 2012년에 중국 정부가 중국식 "국민윤리" 과목을 홍콩의 모든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려 한 데 반발해 대규모 시위에 나선 바 있다. "센트럴을 점령하라"는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를 모방한 것으로 홍콩의 센트럴은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홍콩의 금융업무 지대다.

홍콩에서는 해마다 톈안먼 사태 기념일인 6월 4일이면 거리를 가득 메운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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