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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조당이면 아이들 세례나 첫영성체도 제한을 받나요?

기사승인 2015.02.11  15: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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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조당(阻擋)은 장애를 뜻하는 말로, 교회법에서는 흔히 혼인장애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교회법으로 규정된 혼인생활을 하지 않는 경우인지라 정상적인 성사생활을 못하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황의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그 부부가 세례를 주려고 합니다. 이 경우에 그 아기의 세례가 가능할까요? 혹은 그 아기가 더 자라서 어린이(여덟 살 정도가 된 초등학생)가 된 뒤, 그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첫영성체를 시키는 것이 가능할까요?

취학 연령의 아이들은 자기가 세례를 받고 싶은지 아닌지 의사표명을 할 수 있으니(예전에 속풀이로 등장했던 기사, "부모님이 신자가 아닌데 유아세례 받을 수 있을까"를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뜻에 따라 세례를 받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그럼에도,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미성년자들에게는 가능한한 부모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 유아세례식 장면.ⓒ지금여기 자료사진

반면에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유아에게, 그 부모가 혼인장애인 상태에서 세례는 어쩐지 줄 수 없을 듯해 보이죠? 하지만, 교회법 제868조를 참고하면, 부모의 혼인장애가 아기에게 세례를 준다거나 나중에 첫영성체를 하는 데 금지 요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 양편이나 적어도 한편이, 또는 합법적으로 그들을 대신하는 이가 동의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부모가 꼭 가톨릭 신자여야 한다는 조건도 달려있지 않습니다(교회법 제868조 1항 1호 참조).

그런데도 본당에서 실제로는 아기가 세례를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하는 거 아니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 듯합니다. 아마도 이런 경우는 위와 같은 항의 2호 규정때문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가톨릭 종교로 교육되리라는 근거 있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 이 희망이 전혀 없다면 개별법의 규정에 따라 부모에게 그 이유를 알리고 세례를 연기하여야 한다." 여기서 개별법은 보편교회에 적용되는 보편법과는 달리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사회적 여건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천주교사목지침서'가 되겠습니다.

확인해 본 바로는, 한국교회의 개별법이 보편법과 달리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아세례에 대해 연좌제식의 법 적용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문제시 되는 것은 법전에 언급되어 있는 '희망'입니다. 부모가 자신들의 혼인장애 상태를 풀려하지 않은 채, 아기의 세례만 요구하는 것은 아기에게 신앙을 키워 줄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유아세례는 현실적으로 본당 사제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본당 사제가 아기의 부모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사제는 아기의 유아세례를 계기로 아기 부모의 장애상태를 풀어 정상적인 성사 생활로 이끌 수 있는지를 보고자 합니다.

아기의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고, 부모의 혼인장애가 하루아침에 풀릴 상황이 못된다면 당연히 유아세례를 주어야겠지만, 아기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태도 아니고, 아기에 대한 종교교육에 대한 희망도 보이지 않으면 그냥 아기가 자라서 자기 스스로 신앙을 찾을 때까지 세례를 '연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현장 사목자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속도위반'으로 사회혼을 한 친구가 있습니다. 부부가 둘 다 신자임에도 바쁘고 어찌저찌하다보니 혼인성사를 비껴가서 현재 '조당'상태입니다. 교회가 볼 때, 둘은 혼전동거 중이니까요. 이 경우에는 부부가 먼저 소속 본당에 찾아가 담당 사제를 만나면 아주 쉽게 해결될 일입니다. 그런데도 바쁘다는 이유로 그 시기를 못 찾고 시간이 흘러왔습니다.

그래도 아기를 책임지려고 결혼까지 한 것은 대견한 일이었고, 그 사이에 그들에게 귀여운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지 이미 반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 부부에게 권고하여 아기에게 세례를 주라고 하고 싶은데, 어찌된 일인지 부부 사이가 급 냉각기를 겪고 있습니다. 제 사목적 판단으로도 유아세례를 핑계로 둘의 혼인장애를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 싶지만, 부부가 움직이려하지 않으니 선뜻 아기의 세례만 밀어붙이기도 머쓱한 상태입니다.

아기에게 세례를 통해 전해 오는 하느님의 축복이 참되고 실제적인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부부도 제대로 축복을 받을 때 가능하다는 걸 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튼 이 부부를 그냥 방치하지 않는 게 친구된 도리라 생각하며 좀 기다려 보렵니다.
 

 
 

박종인 신부 (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원(경기도 가평 소재) 운영 실무
서강대 '영성수련'  과목 강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박종인 editor@catholicnews.co.kr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기사는 영리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나 출처를 밝히고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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