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노동사목의 시작점”...인천교구, 5월 3일 심포지엄 개최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오는 5월 10일 강화도 ‘심도직물’ 공장 터에 기념비와 조각상을 세우고 축복식을 여는 등 기념사업을 펼친다. 심도직물 공장 터는 천주교 강화성당 근처에 있으며 지금은 굴뚝 하나만 남아 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윤석 신부는 1967-68년에 강화도에서 일어난 ‘심도직물 사건’은 한국 천주교 주교들이 주교단 차원에서 사회적 관심을 갖고 개입한 첫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김 신부는 3월 31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심도직물 사건은 “노동사목의 시작점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말했다.

▲ 강화도 심도직물 공장 터. 2013년 4월 열린 인천교구 노동자주일 행사에서 심도직물 사건 관련 기업 노동자였던 김명순 씨(오른쪽)가 당시의 노동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한 기자

심도직물 사건은 1967년 5월 심도직물 노동자들이 가톨릭노동청년회(가노청) 회원 중심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불거진 노사 갈등으로 1968년 2월까지 계속됐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에 따르면 당시 강화도에는 섬유 공장이 많았는데,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노동을 하고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해 60퍼센트 이상이 위장병을 앓고 있었다.

노조가 만들어지자 회사가 조합원을 해고하고, 강화도에 있는 21개 직물회사가 모여 “가노청 회원을 고용하지 않겠다”고 결의하는 등 갈등이 커졌다. 이에 천주교 주교단은 1968년 2월 9일 ‘사회정의와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한다’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내놓으며 노동자들을 지지했다. 결국 심도직물이 속한 강화 직물업자협회가 2월 16일자 <조선일보> 등에 실은 해명서에서 “가노청 회원을 고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철회하고 해고자 복직을 약속하면서 문제가 마무리됐다.

한편 인천교구가 지내는 ‘노동자주일’인 오는 5월 3일에는 인천 가톨릭회관에서 ‘강화 심도직물 사건의 역사적 기억과 미래의 노동사목’을 주제로 심포지엄과 기념 미사도 열린다. 심포지엄은 인천교구 노동사목위, 정의평화위, 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며, 당시 심도직물 노동자, 가노청 회원의 증언과 서울, 인천, 부산 등 3개 교구 노동사목위원장이 참여하는 좌담 등으로 진행된다.

김윤석 신부는 “지금도 여러 노동 현안에 가톨릭교회가 함께하고 있다”면서 “과거의 노동운동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노동사목을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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