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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노동자 속에 현장교회 세워야”

기사승인 2015.05.04  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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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인천교구 노동자 주일 심포지엄

하루 12시간 일하고, 식사를 제때 못해 60퍼센트  이상의 노동자가 위장병을 앓는 현실을 본 본당신부는 “기업주들은 기계의 혜택을 인간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기계를 위해 인간을 사용하고 있다. 교회는 이런 사회에 무관심하다”며 가톨릭노동청년회(JOC)를 만든다. 그리고 JOC를 중심으로 한 섬유공장의 노동조합이 설립된다. 신자들은 어린 여공들의 문제를 교회 안으로 가져와 소란을 피운다며 신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노조설립으로 회사와 교회의 갈등이 깊어지자 주교단은 “사회정의와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한다”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내놨다.

1965년 11월부터 1968년 8월에 있었던 인천 강화도 강화본당의 전 미카엘 신부와 JOC 그리고 강화직물 노동자들의 운동은 한국 교회가 노동자의 투쟁에 연대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2015년 대한민국. 고공농성과 해고노동자들의 죽음은 이어진다. 여전히 기본권 보장을 위해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한 끼 밥값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세상은 50여 년 전보다 화려하고 발전했지만, 노동자의 삶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50여 년 전과 같은 교회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 지난 5월 3일 인천교구는 노동자주일을 맞아 강화 심도직물 사건의 역사적 기억과 미래의 노동사목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배선영 기자

지난 5월 3일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노동자 주일을 맞아 심포지엄을 열어, 강화 심도직물 사건을 성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동사목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이날 오후 2시 가톨릭회관 5층 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는 11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교회의 쇄신과 노동자와의 연대를 기대했다.

심도직물 사건을 시작으로 교회와 노동자의 연대는 1980년대까지 이어졌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상욱 부위원장은 “교회는 사회교리를 중심으로 노동권에 앞장섰고, 노동자를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면서 노동자 계급의식은 약해지고 반대로 신자유주의 체재는 강화된다. 교회의 구조와 가치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김윤석 신부는 교회가 변한 것이 병원, 학교, 사회복지 운영이 대형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회가 “고용주의 모습”을 보이면서, 교회에 자본가의 계급의식, 관료주의가 자리잡은 대신 노동자와 교회의 연대는 느슨해진 것이다.

이런 현실 진단에서, 김윤석 신부는 노동사목의 방향에 대해 농민, 자영업자를 노동계급으로 연합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가톨릭노동청년회와 가톨릭노동장년회가 결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상욱 부위원장은 예전에는 주교단이 교회와 사회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과 달리 지금의 주교, 사제, 평신도들은 교회의 공통된 가르침을 모르거나 다르게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화 심도직물 사건을 상기하며 “교회 밖의 노동자들은 교회가 자신의 커다란 울타리라는 걸 알게 됐고, 교회 품에 안겼다”며,  "이런 과거가 현재로 이어져 교회적, 역사적 가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을 담당했던 장동훈 신부(인천 가톨릭대학교)도 발제에 나섰다. 장 신부는 근로기준법에 대한 인식조차 거의 없었던 과거에 노동자의 권리를 알리고, 노동조합의 설립을 뒷받침했던 생생하고 적극적인 언어를 지금은 교회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1992년 이후 시민운동과 민중운동, 조합운동 등이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면서 노동사목은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로 물러나거나 새롭게 떠오른 이주 노동자의 문제로 관심을 옮겨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사목은 1977년 부평을 시작으로 92년에는 18개까지 늘었지만, 1997년에는 13개, 현재는 인천, 부산, 서울 3곳만 남았다.

장동훈 신부는 “이만하면 됐다는 진단으로 노동사목을 하나둘 폐쇄하면서 노동문제를 노동계로 밀어버린 사이 노동자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고, 그 폐해는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위기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장 신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 안에 현장교회를 세우고, 노동사목은 사목자 개인이 아니라 평신도와 함께하는 작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JOC의 동반사제들이 평신도를 양성하고 그들 스스로 삶의 주체가 돼 교회로 우뚝 섰던 것처럼, 평신도는 스스로가 교회라는 자각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갈등이 드러나고, 불편함이 생기고, 비참한 마음이 드는 이런 자리에서 교회는 쇄신한다.”

한편, 이날 청중에서는 인천교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제성모병원과 인천성모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들어 노동사목이 교회 쇄신에 앞장서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국제성모병원은 의료보험 부당 청구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이와 관련해 인천성모병원의 관계자들이 홍 아무개 간호사를 언론 제보자로 지목해 괴롭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동훈 신부는 이에 대해, "고용주가 된 교회 역시 어쩔 수 없이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와의 신뢰가 많이 깨졌다"면서, "그럼에도 교회는 거듭나는 중이고, 그 과정을 들여다보고 함께 아파하는 고된 작업 중에 있다"고 답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배선영 기자 daria20120527@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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