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9일에도 두 곳 철거

중국 저장성의 친정부 공식교회 기관들이 공동보고서를 내고 정부가 가톨릭교회들의 십자가를 철거하는 조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천주교회는 정부가 승인했으며 교황청으로부터 주교 임명 등에서 자립할 것을 목표로 하는 공식교회와 이를 반대하는 지하교회로 분열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저장성 천주교애국회와 천주교교회사무위원회의 지도자 10여 명은 성 민족종교위원회에 보낸 이 보고서에서 “현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서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징장 성당 신자들이 십자가가 철거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성당 밖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사진 출처 = www.ucanews.com)


이들은 십자가 철거는 “즉각 중단되어야 할 악행”이라면서, 이 때문에 저장성의 가톨릭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아주 화가 났다”고 했다.

보고서를 내 이 두 조직에 속하는 이 소식통은 “십자가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상징이며, (그 십자가들이 있는) 건물들 상당수는 합법 승인 받은 건물들이다. 그런데 왜 십자가가 강제 철거되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아시아가톨릭뉴스>에 말했다.

일부 교회지도자들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이기에 이 보고서와 관련된 긴급 회의가 스마트폰 앱인 “위챗”(Wechat)을 통해 소집됐다.

이 보고서는 또한 공산당의 통일전선부와 국가종무국, 그리고 공식교회 소속 주교회의와 전국 천주교애국회 본부에도 전달됐다. 또한 저장성에 있는 항저우교구, 닝보교구 타이저우교구, 원저우교구 등 네 교구에도 전달됐다.

그러나 “요셉”이라고만 밝힌 한 원저우교구의 사제는 “이 보고서는 정부 당국을 향해 쓰인 것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자기들도 최소한 항의는 했다는 면피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이 진짜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마땅히 변호사를 사서 당국을 고소해야 한다.”

십자가 철거는 2013년 말부터 시작됐는데, 대부분은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다.

한 개신교 목사는 지난 주 <아시아가톨릭뉴스>에 저장성 전역에서 1100개가 넘는 십자가가 철거됐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를 본 교회들이 오지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다 확인이 되지 않았으므로 실제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원저우에서는 작년부터 약 40곳의 가톨릭 성당도 십자가를 철거당했다. 지난 두 달 새에는 항저우와 타이저우에서도 10여 곳이 철거당했다.

가장 최근에는 7월 9일에 항저우에 있는 두 성당이 십자가를 철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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