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주교가 십자가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원저우교구의 주웨이팡 주교(빈첸시오)는 7월 24일 저장성 원저우에 있는 한 정부 청사 밖에서 사제 20명이 항의 시위를 하는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식통들은 올해 89살인 주 주교가 지팡이를 짚고 나온 모습에 많은 신자들이 용기를 얻었다고 <아시아가톨릭뉴스>에 말했다.

▲ 중국의 주웨이팡 주교(빈첸시오)가 7월 24일 정부의 십자가 철거에 항의하는 사제들의 시위에 동참했다. (사진 출처 = ucanews.com)

이날 시위는 두 시간가량 진행되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몇몇 경찰이 모습을 비쳤으나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교회 관리들은 이날 일찍 교구 회의를 하고 이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에 앞서 저장성의 사제 8명은 베이징에 있는 (공식교회 소속 주교회의와 천주교 애국회 등) 교회 관리들에게 정부에 호소해 지방정부의 십자가 철거작업을 중지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주 주교는 지난해 8월에 공개 서한을 내고 십자가 철거작업에 직면해 가톨릭신자들이 자신들의 권리와 존엄을 지키자고 촉구한 바 있다.

개신교는 이미 여러 번 거리 시위에 나선 바 있지만, 천주교가 거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장성의 가톨릭 신자 수는 21만 명인데 원저우교구가 가장 많다. 원저우는 또한 지하교회가 강한 곳으로서 신자 수가 12만 명 정도다.

중국의 가톨릭교회는 1950년대부터 주교 임면 등에서 교황의 “개입”을 부인하고 스스로 주교를 선출하는 공식교회와 교황에 충성하는 지하교회로 분열돼 있다. 공식교회 주교들 상당수는 주교 서품 뒤에 교황청과 대화를 통해 승인을 받아 합법 주교가 되며, 지하교회 소속이었다가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공식교회에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 융창 지역의 지하교회는 자신들의 신앙을 실천할 권리를 비폭력적으로 외치기 위해 기도와 단식을 할 것을 모든 본당에 요청했다.

중국은 각 지방마다 종교에 대한 정책에 온도차가 있는데, 저장성은 근래 몇 년간 강경책을 쓰면서 많은 개신교회와 천주교회의 교회건물 위에 세워진 십자가들을 불법건축물이라며 잇따라 철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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