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까지, “신자 의견 모으겠다”

천주교 대전교구가 교구 시노드(대의원회의)를 열어 교구 설정 70주년이 되는 2018년까지 계속하며 신자들의 의견을 모으겠다고 12월 8일 밝혔다.

시노드의 큰 주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12월 8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농촌과 도시의 격차,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등을 대전교구가 맞닥뜨린 과제로 지적했다.

유 주교는 8일 오전 주교좌 대흥동성당에서 봉헌한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 미사와 교구 시노드 개최 미사’ 중 발표한 교구 시노드 개최 관련 담화에서 “인간의 아름다움과 생명은 과학과 의술의 칼날에 온전히 내맡겨진 듯” 하며 “돈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우리 모두를 지배한다”고 오늘날의 사회상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종교인의 수는 늘어나기보다 오히려 감소하며, 더 이상 신앙인, 사제, 수도자라는 이유로 존경을 받는 시기는 지나갔다”고 말하고, 이어 “대전교구는 바로 이러한 모든 실상이 응집된 곳, 그 최첨단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농촌의 붕괴, 농촌과 도시의 극심한 간극, 이주노동자로 대체되는 농업노동력, 다문화 가정이 가진 여러 문제 등이 모두 대전교구의 특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문제들”이라는 것이다. 대전교구는 대전, 충남, 세종을 관할하고 있다.

유 주교는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다른 교구보다 더 우리 대전교구가 시노드를 절박하게 요청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함께 길을 간다’는 뜻의 “시노드를 통해 함께 걸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보듬고 배려하면서 신앙인으로서의 삶에서 만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 대전교구 시노드 기초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이순남 교구 여성연합회장(레지나)이 12월 8일 봉헌된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 미사와 교구 시노드 개최 미사’ 도중 임명장을 받고 있다.(사진 출처 = 대전교구 홍보국)

대전교구에 따르면 교구 시노드는 앞으로 지금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기초 단계’, 2017년 상반기까지 ‘준비 단계’, 이어 교구 설정 70주년이 되는 2018년까지 ‘본회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대전교구 홍보국장 한광석 신부는 시노드가 다룰 주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아니며, 8일 발족한 기초위원회를 통해 모든 교구 신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한 신부는 기초위원회는 준비위원회의 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기초위원회는 위원장 김종수 보좌 주교 등 26명으로 꾸려졌으며, 이 가운데 50퍼센트는 교구 사제, 40퍼센트는 평신도, 10퍼센트는 수도자다. 앞서 8월 19일 대전교구 사제 인사에서 교구 시노드 담당 겸직으로 임명된 한정현 신부(버드내 본당 주임)가 부위원장 겸 사무국장을 맡으며, 박원규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 이순남 여성연합회장, 서명옥 대전가톨릭대 교수 등도 참여한다.

이날 미사는 대전교구장 유 주교가 주례했으며 총대리 김종수 보좌 주교,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교구 신자, 수도자, 사제 등 1100여 명이 참여했다.

주교회의가 펴낸 “미디어 종사자를 위한 천주교 용어 자료집”에 따르면 ‘시노드’(Synod)는 “교리, 규율, 전례 등의 문제를 토의해 결정하고자 여는 교회의 대의원회의”를 가리키며 “현재는 참석자들이 의결권을 갖지 않는 공청회적 성격의 교구 회의나 여러 규모의 주교회의, 또는 교황이 소집하는 전세계 주교들의 대의원회의”를 말한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사무국 자료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 최초의 시노드는 1857년 서울에서 베르뇌 주교가 소집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따라 성직자뿐 아니라 수도자, 평신도 대표들도 참여한 첫 교구 시노드는 1982-84년에 열린 부산교구 시노드다.

가장 최근에 열렸던 시노드로는 대구대교구가 제2차 교구 시노드를 2007-12년에 연 바 있다. 2012년 대구대교구에서는 시노드 대의원들의 투표로 45개의 최종 의안이 통과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교구장 교서 ‘새 시대 새 복음화’가 반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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