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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까닭은?

기사승인 2015.12.23  11: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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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상식 속풀이-박종인]

이런 질문은 마치 강론을 써보라는 주문 같습니다. 사실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여러분도 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 보는 것입니다. 어찌하여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이런 우여곡절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뭘 말씀하시려는 걸까요? 여러 가지 답을 할 수 있겠습니다만, 하느님께서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시어,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시려 했다는 것만은 공통적인 답이 되겠습니다. 한 선배 신부님 말처럼,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인류와 세상을 책임지려고 오신 것입니다.

성경을 통해 우리는 신생아 예수 아기가 구유에 눕게 된 사연이 여관에 방이 없었기 때문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루카 2,1-7 참고). 성령을 통해 마리아가 임신을 하였는데 하필 산달이 다 되어 갈 즈음 호구조사가 실시됐고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어쩔 수 없이 조상의 고향인 베들레헴을 찾아가야 했습니다. 배가 산만 하게 불러 오른 아내와 함께 조상 다윗왕의 고향을 향해 먼 길을 떠나야만 했던 걸 보면, 요셉의 집안은 오래 전에 유다 지방의 고향을 떠나 북쪽 갈릴래아 지방으로 이주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고향에서 먹고 살기가 쉽지 않아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요셉이 목수였다는 사실로 보아, 집의 생계가 위협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호구조사를 위해 베들레헴에 갔을 때, 요셉과 마리아는 돈이 없어 여관에 투숙하지 못 했다기보다는, 자리가 없어서 못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아기가 태어나려고 하니 여유있게 방을 구할 틈도 없었겠지요. 어찌되었건, 예수님의 탄생은 매우 소박하지만 특별한 에피소드입니다. 마치 택시를 타고 가다가 아기를 낳았다는 이야기같이.

   
▲ '예수의 탄생', 자크 스텔라, 1639 (이미지 출처 = wikiart.org)

당시에 호구조사 방식은 어떠했는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요셉이 대표로 가서 신고를 하고 올 수도 있었지 않나 어림해 봅니다. 그럼에도 요셉이 마리아를 데리고 갔다는 것은,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임신한 마리아가 홀로 남아 당해야 할 온갖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깊은 배려로 볼 수 있겠습니다.

구유가 놓여있는 마구간이라는 공간에서 머물게 되었다는 것은 숙박비를 가지고 있건 없건 간에 어쩔 수 없이 집 밖으로 내몰린 상황을 보여줍니다. 팔자가 사납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그런 곳에서도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있었을 겁니다. 어린 마리아가 아이를 낳을 때 산파의 역할을 해준 사람이 분명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따스한 물을 준비해 와서 아기를 씻어준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요.

사람들과 친숙한 동물들의 거처에서 주님이 태어나셨다는 사실은, 또 예수 아기가 소의 밥그릇인 구유에 놓였다는 이미지는 인간과 공존하는 생명들에 대해서도 이 탄생이 기쁜 소식이었음을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께서 인간들에게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셨다는 표징입니다.

종합해보면 험한 삶으로 내몰린 상황인 듯해도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돈, 명예, 권력 등을 향해 사람들이 경쟁하도록 부추기는 세상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사건이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탄생을 통해 내몰린 이들, 누추한 곳에서 생활하는 이웃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라고 요청하십니다. 거기에서 당신과 만나자고 초대하신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세주가 마구간에서 탄생한 사건을 가지고, 당신이 태어날 곳도 제대로 예약 못 한 무능한 하느님이라고 손가락질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복음이 이야기하는 하느님의 메시지는 시종일관 가난하고 사회로부터 밀려난 이들을 향한 끊임없는 관심과 연대, 자비심입니다. 일 년 동안 안 했던 선행을 몰아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연말이 되어서가 아니라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구세주가 당신 생일을 맞이하여 우리를 초대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속풀이 독자 여러분, 나눔으로써 마음이 따뜻한 성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박종인 신부 (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박종인 editor@catholicnews.co.kr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기사는 영리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나 출처를 밝히고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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