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개혁 마무리- 정의평화, 사회복지, 보건사목 등 통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의 정의평화평의회, 사회복지평의회, 이주사목평의회, 보건사목평의회를 합쳐 “인간발전성”을 만들었다.

교황은 8월 31일 발표한 자의교서 “인간 발전”(통합적 인간발전 촉진부서 설립)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교황으로 선출되어 받은 주요 임무인 교황청 개혁이 외면적으로는 거의 마무리되었다.

새 부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하며, 새 부서장에는 현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인 피터 턱슨 추기경이 임명됐다. 새 부서는 턱슨 장관 밑에 차관을 두고 “1명 이상의 차관보”를 두게 되는데, 차관과 차관보에는 평신도가 임명될 수도 있다.

또한 난민과 이주민을 다루는 하위부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이 “당분간” 직접 관장하기로 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교황의 깊은 관심을 보여 줬다.

이번에 정의평화평의회가 다른 사회사목, 보건복지 부서들과 하나로 통합됨으로써, 앞으로 보편교회는 물론 지역교회 차원에서도 교회가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과 개념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적 인간발전”(intergral human development)은 현대 교회,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뒤의 교회가 발전시킨 주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다. 사회복지를 비롯한 교회의 여러 인적, 사회적 기여, 즉 사회복음화 노력이 지향하는 바로서, 단순한 개인의 물질 복지를 넘은 인격적, 영적 발전이 개인과 공동체, 사회의 동반 변화 속에 이뤄져야 한다.

한국 주교회의가 1975년에 설립한 “인성회”(仁成會)는 지금의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카리타스)의 전신인데, 이 이름은 창립을 주도한 지학순 주교(원주교구)가 “Human Development”를 “仁成”이라고 고풍스럽게 직접 번역한 것으로, 지금은 “인간 발전”이라고 한다.

새 부서는 정의평화와 인권 보호, 특히 폭력과 이주, 노예제, 고문과 착취에 고통받는 이들에 관해 뉴스와 정보를 수집하며, “교회의 사회교리를 성숙시키고 널리 알리며 실천하고, 사회, 경제, 정치적 관계들에 복음 정신이 더욱 더 스며들도록” 노력하게 된다. 또한 지역교회들이 병자와 이주민, 난민 등에게 적절한 물질적, 영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것도 새 부서의 임무 가운데 하나다.

새 부서 산하에는 자선, 생태, 보건 관련 일꾼들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두며, 교황청 사회학술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 부서에 관한 규정을 “시험적” 차원에서 승인했으나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

▲ "통합적 인간발전"은 단순한 개인의 물질 복지를 넘은 인격적, 영적 발전이 개인과 공동체, 사회의 동반 변화 속에 이뤄지는 것을 지향한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한편, 이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7일에 발표한 자의교서 “성실한 어머니”(Sedula Mater)를 통해 기존의 교황청 평신도평의회와 가정평의회를 합치고 생명학술원을 산하에 둔 “평신도가정생명성”을 만들었다.

이 부서는 9월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하는데, 장관은 미국 댈러스 교구의 케빈 패럴 주교다. <워싱턴포스트>는 평신도 신자가 교회의 본질적 구성요소임을 확실히 하기를 바라는 교황의 뜻을 패럴 주교가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개방적 태도와 교회 사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교회 안팎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지만, 2013년에 아르헨티나 출신의 그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평소에 교황청 부서들에 강한 비판을 하던 그가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좌절하고 물러난 교황청을 개혁하는 데 적임자라고 보였기 때문이다.

교황은 즉위 다음해인 2014년에는 교황청의 재정을 통합해 다루는 부서인 재무원을 국무원 다음 가는 큰 부서로 신설했고, 2015년에는 여러 홍보 관련 부서들을 총괄하는 홍보처를 만든 바 있다. 보듯이, 교황청 개혁은 조직 통합으로 재정 부담을 줄이고 여러 부서에 분산된 비슷한 업무를 하나로 몰아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

교황은 또한 2014년에는 교황청 청소년보호위원회를 신설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성직자에 의한 아동성추행 문제를 다루도록 했고, 재무평의회도 만들었다. 바티칸은행에 얽힌 어두운 불법자금 거래를 외부 컨설팅까지 받아 가면서 전면 차단하기도 했다.

기사 원문: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en/motu_proprio/documents/papa-francesco-motu-proprio_20160817_humanam-progressionem.html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en/events/event.dir.html/content/vaticanevents/en/2016/8/17/motupropri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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