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9월 20일(화) 오후, 한일 천주교 탈핵평화순례단이 신고리 핵발전소 3, 4호기가 바라보이는 골매 마을을 걷고 있다. 이 마을은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예정 부지로서 고리 핵발전소 건설로 1969년 겨울에 집단 이주를 하였고, 올해 안으로 다시 신암 마을로 집단 이주를 하게 될 예정이다. ⓒ장영식

지진이 났다. 지진 안전지대라고 했던 한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그것도 10여 기의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경주와 울산 그리고 부산을 잇는 단층이 그 진앙지로 알려졌다. 

경주 시민들은 계속되는 여진으로 공포에 휩싸여 있고, 경주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경주에는 월성 핵발전소 1-4호기와 신월성 핵발전소 1-2호기가 있으며, 핵발전으로 배출된 핵쓰레기장이 있는 곳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주의 핵발전소 6기는 수동으로 운영을 중지한 상태이지만, 한수원은 핵발전소의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지점으로부터 5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활성단층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지진활동 분석 결과,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예정 부지에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이 ‘활성단층’이다. 활성단층이란 끊어진 단층 중에 과거에 움직였거나 앞으로 움직일 곳을 말한다. 전체 지진의 90퍼센트 이상이 활성단층에서 나는 데 경주 강진의 진원도 활성단층이었다.

그러나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승인을 위한 지질분석 보고서에서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부지에는 활성단층과 지진 위험이 없다는 엉터리 보고서를 기준으로 신고리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허가를 해 주었지만, 한수원은 부지에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일광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23/2016092390176.html)

우리는 핵발전소와 관련된 전문가 집단이라고 일컫는 이들의 ‘핵발전소는 안전하다’는 앵무새와 같은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최근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심사를 수행해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 전문위원들이 피규제기관으로부터 2011년 이후 572억 원 규모의 연구 과제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승인을 주도했던 원자력연구원 소속 양 아무개 위원은 무려 314억 원을 독식했고, 서울대 황 아무개 전 위원은 72억 원, KAIST 임 모 전 위원은 24억 원을 수주했다.
(http://www.newspim.com/news/view/20160923000256)

소위 말하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돈을 피규제기관으로부터 받고 있었으니 돈을 준 자들에 대해 불리한 내용의 심사결과를 낼 수는 없었을 것임은 자명하다. 이들은 전기요금과 세금 등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하면서, 우리나라와 시민들의 안전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 집단을 ‘핵 마피아’라고 부르는 것이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