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교회 활동을 하는 중에 궁금한 것이 생기면 질문을 던져 주시는 지인께서 며칠 전에도 미사 전례에 관해 물어 오셨습니다. 성지 순례를 갔었는데, 그 성지의 성당에서는 영성체송을 안 하더라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되는 건지가 궁금 사항이었습니다.

보통 주일 미사는 주일 미사가 갖는 품격 때문에라도 입당, 성체, 마침 부분에는 성가를 부릅니다. 반면에 작은 공동체 단위의 소규모 평일 미사 중에는 성가를 부르지 않고 전례를 거행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입당 성가 대신에 입당송을, 성체 성가 대신에 영성체송을 읽는 것으로 대치하는 것입니다. 사제가 입당하고 나서는 바로 미사가 시작되기에 입당송을 천천히 읽고 나서 또 입당 성가를 부르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나 영성체송을 읽고 나서는 영성체 행렬이 이어지는 시간 동안 성체 성가를 부를 수 있습니다. 평일 미사(특히 아침 미사)에는 반주자가 늘 있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성가를 잘 아는 신자 분의 안내에 따라 '아 카펠라’(반주 없는 합창)로 성가를 부르곤 합니다.

"미사 경본 총지침"에 따르면, 영성체송이나 성체 성가는 성체를 모시는 동안 신자들이 함께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영성체송을 함께 읽거나 성체 성가를 함께 부르거나 합니다. 영성체송도 바치고 성체 성가도 노래할 수 있습니다. 노래는 목소리를 모아 영성체 하는 이들의 영적인 일치를 드러내고, 마음의 기쁨을 표시하며, 영성체 행렬은 공동체 특성을 더욱 더 밝혀 줍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86항 참조)

따라서 영성체 때는 영성체송이나 성체 성가를 선택적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제 지인께서 궁금해 한 영성체송을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성체 성가를 부른다면 말입니다. 그러니까 둘 다 하지 않는 경우가 영성체 예식에서 뭔가 빠져 버린 결과를 낳습니다. 즉, 영성체 하는 일들의 영적인 일치를 드러내거나 영성체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해 주는 무엇인가를 잊은 셈입니다.

▲ 미사 성가대. (이미지 출처 = youtube.com)

영성체송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입당송과 화답송도 거론해 볼 수 있겠습니다.

입당송은 교우들이 모인 다음, 사제가 제단으로 나올 때 부르는 입당 노래를 대신합니다. 입당 노래의 목적은 이 성가를 통해 미사를 시작하며 참석한 신자들의 일치를 강화하고, 교우들이 전례시기와 축제의 신비를 깨닫도록 그 마음을 준비시키고, 사제와 복사들의 행렬을 수반하는 것입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47항 참조) 성당 입구에서 복사들과 사제가 입당을 할 경우에는 사실상 입당 성가를 노래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 행렬이 제대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을 때까지 족히 2-3분은 걸릴 테니까요. 이런 행렬이 아니라 제대 옆 제의실에서 나와 바로 제단에 오르는 경우에나 입당송을 천천히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1독서를 마치고 부르는 화답송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층계송’ 혹은 ‘응송’으로 불렸던 노래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이 노래가 제1독서에 대한 응답의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씀드려서, 미사 중에 부르는 화답송은 내용이 아니라 (응창, responsory이라는) 노래의 형식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형식이란, 선창자가 후렴을 부르고, 그 후렴을 회중이 반복하여 따라 부른 뒤, 선창자가 시편을 한 구절씩 부를 때마다 회중이 후렴으로 응답하는 것입니다. 미사 중에 화답송 부분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기억해 보시면 이해가 쉽겠습니다.

설명을 이렇게 했다고 해서, 제1독서의 내용과 화답송의 내용이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더불어 복음과 이어지는 중간 지점에서 복음과도 관계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미사 중에 사용하는 ‘화답송’이라는 용어는 시편을 노래하는 형식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미사 전례와 관계된 질문을 받고 보니 전에 다루었던 속풀이가 하나 연상 작용으로 떠오릅니다. 시간 내어 이 기사도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미사참례시 정해진 자세가 있나요?” 미사에 대한 관심은 우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신앙생활의 핵심 전례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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