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부제들의 이웃종교 체험

한국 순교복자성직수도회 임영준 부제(베드로)는 “(이슬람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라고 했다. 서울에 있는 이슬람사원을 방문한 자리다.

가톨릭 부제들이 이웃 종교 체험에 나섰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의 주최로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가톨릭 부제들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가 열리고 있다. 부제들은 이 체험으로 주교회의의 임무와 역할을 배우고,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회의 유대와 일치를 확인한다. 또 이웃종교를 찾아 각 종교에 대해 배운다.

전국 15개 교구와 수도회 소속 부제 145명은 3일간 주교회의와 교황대사관, 이웃종교로는 원불교, 정교회, 조계종, 성공회, 이슬람교를 찾았다.

프로그램 마지막 날 서울 한남동에 있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을 찾은 부제들을 따라갔다.

부제들은 이슬람교인이 전 세계 17억 명 정도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가장 많고, 한국에는 3만 5000-4만 명(인구의 0.67퍼센트)정도라는 기본 정보와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국에서는 10년 전보다 이슬람교인을 낯설어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슬람교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서울중앙성원 관계자는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는 이슬람이 테러리스트라는 이미지를 못 지우지만, 사실 많은 이슬람 지도자와 이슬람교인들이 IS를 비판하고 저지하려고 애쓰며, 아랍권 방송에는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쿠란(이슬람 경전)에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전 인류를 죽이는 것과 같은 악행이고,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구해 주는 것은 전 인류를 구하는 것과 같은 선행”이란 내용으로 살인은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 6월 21-23일까지 가톨릭 부제들이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체험'에 나섰다. 23일 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에서 이슬람에 대한 강의를 듣는 부제들. ⓒ배선영 기자

대전교구 김수형 부제(필립보)는 “잘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며 “이슬람은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한 뿌리라는 것을 알게 돼서 종교간대화에서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겠다.”고 말했다.

임영준 부제도 “설명을 들은 것처럼 언론에서 비춰진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지게 되고, 그 선입견 때문에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슬람교 관계자는 알라는 하느님(The God)과 같은 뜻이라며 언어의 차이로 부르는 이름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또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노아의 방주, 모세의 기적 등의 이야기도 그대로이며, 쿠란에 나오는 예언자 25명은 성경 속 인물과 대부분 일치한다. 다만 예수를 예언자의 한 명으로 보는 것이 다르다. 그는 어떤 이들은 이슬람교인에게 예수를 안 좋게 말하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고 큰일 난다며 예수를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슬람에서는 이슬람이 좋거나 믿으라고 강조하지 않는다며,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과 폭넓은 사고로 사랑을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주교구 홍석진 부제(요한 세례자)는 이번 프로그램 중 원불교 교당을 찾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원불교의 역사가 100년 정도 되었는데, 시대에 맞게 따라가는 것을 보며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정해진 틀이 있는 가톨릭과 달리 새로움과 변화의 여지가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이 행사는 2008년 '주교회의와 함께하는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되었고, 2011년 전국의 모든 부제들을 대상으로 확대됐다.

가톨릭의 부제는 성직자 신분의 하나로, 흔히 말하는 신부, 즉 '사제'가 되기 전의 단계다. 사제가 되지 않고 기혼자도 서품될 수 있는 '종신부제' 제도도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없다.

▲ 6월 21-23일까지 가톨릭 부제들이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체험'을 했다. 23일에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을 찾았다.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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