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1986년 4월 26일 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때 일본의 핵산업계 전문가들은 “일본의 핵발전소와 체르노빌 핵발전소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일하는 핵발전소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핵발전소 건물 위로 비행기가 떨어져도 끄떡없고, 가장 강력한 지진 8.0의 강진도 견뎌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대참사 이후 한국의 핵산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핵발전소와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핵발전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와는 달리 안전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핵발전소는 비행기가 떨어져도 끄떡없고 폭격을 당해도 안전하다고 말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벨라루스에는 100년 전 규모 7.0의 지진이 일어난 장소에 새로운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시공은 러시아가 맡았습니다.
푸틴은 벨라루스 핵발전소 계약 체결식에서 “일본보다 더 안전한 핵발전소를 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발전소와 관련된 은폐된 안전 신화는 핵산업계 전문가들에 의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책임성과 윤리성을 잊은 과학전문가는 다른 어떤 이들보다 사회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전 총리는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핵발전을 추진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속았다”고 탄식한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리마일과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세계 어디에도 안전한 핵발전소는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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