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현장]

오는 8월 26일 ‘탈핵 공동 행동의 날’ 행사 공동주최를 앞둔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자 교구 사회사목국장인 김명섭 신부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 신부의 설명 중에 한빛 핵발전소 이야기가 있었다.

전남 영광에 있는 총 6기, 설비용량 5900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 핵발전소는 국내 전력수요의 약 10퍼센트를 공급한다.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것은 1986년, 지금의 이름 ‘한빛’으로 바뀐 2013년 전에는 영광원전으로 불렸다.

최근 콘크리트 방호벽 구멍에 이어, 닳은 망치 일부로 보이는 이물질이 증기발생기 안에서 나와 논란이 된 바로 그곳이다.

김 신부는 “기록을 찾아보니 1990년대 초부터 영광 성당 안에 (탈핵운동) 단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광주대교구의 탈핵운동은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됐다. 광주에 이웃한 전주교구에서는 부안 핵폐기장 문제가 뜨거웠다.

“한국 가톨릭 대사전”의 ‘영광 본당’ 항목에 따르면 이 본당 공동체의 탈핵운동이 활발해진 것은 1992-96년 박재완 신부가 주임을 맡던 때 일이다. 한국 천주교회사의 중요한 장면들 가운데 하나다.

지난 몇 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를 돌이켜 보니, 경상도 지방 곳곳의 핵발전소를 둘러싼 문제는 기사가 많았던 반면, 전라도와 한빛 핵발전소에는 관심이 부족했다. 기자의 관심과 취재의 손길이 다 미치지 못했던 듯, 기사 수가 영남과 비교해 적은 편이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전국의 핵발전소는 모두 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이 좀처럼 닿지 않는 먼 곳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다. 전기는 대도시와 대기업이 많이 쓰면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핵발전소는 힘없는 지역 외딴곳에 지어 왔다. 내가 사는 집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바닷가에 새로 핵발전소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기분이겠는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볼 문제다.

▲ 한빛 핵발전소 (사진 출처 = Flickr)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