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망재단, 지금여기 공동 캠페인 - 46] 방글라데시 성 안토니 학교 어린이들의 미래를 열어 주세요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가난하고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캠페인을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합니다.
9월에는 국제문해의 날을 맞아 문맹퇴치를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힘쓰고 있는 공동의 노력 가운데 방글라데시에서의 아동교육과 문맹퇴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문맹퇴치를 위한 노력

너무도 당연하지만, 교육은 가난으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하고, 삶의 증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한 교육의 밑바탕엔 문해, 즉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 함께 따라다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글을 읽고 쓰는 것이 너무도 당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아직도 빈곤의 그늘에 놓인 곳에서는 그것이 큰 축복이자 소중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매년 9월 8일은 국제문해의 날입니다. 문맹퇴치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다함께 이를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로 유네스코가 제정한 날입니다. 처음 1965년 11월에 기념한 이래로 현재까지 문맹퇴치를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와 같은 빈곤국가도 물론 예외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방글라데시의 문해율(식자율)은 여전히 61.5퍼센트에 머무르고 있습니다.(2015, UNDP) 이는 생산활동이 가능한 15살 이상(중등교육 대상 연령대)의 사람들 가운데 약 40퍼센트가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쓰거나 짧은 글귀를 읽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알려지지 않은 실질적 문맹률까지 합산한다면, 국민의 절반 가량이 문맹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 기초교육의 핵심사항이다.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방글라데시는 보다 보편적이고 포용적인 교육 확산을 위해 지난 15여 년 동안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무엇보다 초등 무상교육의 실현을 위해 헌법을 제정할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많은 열의를 보이며, 전 세계 문맹률을 낮추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정부조차도 손을 내밀지 못하는 곳에서는 ‘교육’이 너무도 먼 이야기이기만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생계가 불안정한 토착민이나 소외 계층이기에 아예 학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독 낮은 문해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방글라데시

이렇게 방글라데시가 문맹률이 여전히 높은 국가로 남게 된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민족, 부족, 종교로 이루어진 방글라데시만의 독특한 문화적 특징은 교육의 양적, 질적 확산에 있어 도전과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일례로 절반 이상이 아드바시라는 토착민으로 이루어진 마을에서는 어린이들이 공립학교를 다니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부모가 문맹인 경우가 많아 자녀들이 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어렵게 학교를 다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토착 언어와 수업에서 쓰는 언어가 달라, 공부를 포기하기 쉽습니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또는 학교에서 받는 차별과 멸시 때문에 스스로 문맹의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아이들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책 대신 생계로 뛰어들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세대에 걸친 문맹과 빈곤, 박탈의 고리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문화적 특수성을 감안한 교육을 해야 교육이 지속되고 문맹퇴치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 아동에 초점을 둔 초등학교 1, 2학년 수업 모습.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교육의 지속성을 꿈꾸는 성 안토니 학교

방글라데시 다카 북부 시물리아 마을에 있는 성 안토니 학교는 처음부터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교실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기숙 건물에서 공부를 하였고, 정부가 세운 학교가 아니기에 교사가 파견되거나 교재가 보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학교가 갖는 의미는 마을에서 상당히 큽니다. 그것은 부모가 없는 고아들이 기숙사에 살며 공부를 하고 있고, 마을에 있는 아주 가난한 가정의 어린이들이 유일하게 교육을 접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많은 어린이들이 교육의 혜택을 입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부응하여 2011년 처음 이곳을 찾은 한국희망재단은 우선 학교 건물을 새롭게 짓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 새롭게 지은 성 안토니 학교에서 연 조회.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학생들은 이 학교에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교과서를 가지고 정규교육과정에 따라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래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데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정규 교육과정이 담아내지 못하는 아동 중심의 학습법과 통합적 교육법을 실천한다는 것입니다.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기계적 암기보다는 부족 고유의 정체성과 특징을 알아보거나 수업에 다양한 교구를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이 공부 그 자체에 흥미와 재미를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교육을 받을 권리와 정체성, 도덕적 가치, 의사소통 기술, 양성평등과 같이 실질적으로 중요한 주제들을 접하며, 학습을 통해 성장하고 공부를 계속해 진학할 동기를 찾게 됩니다.

▲ 양질의 기초교육 확대를 통한 문맹퇴치에 노력하는 성 안토니 학교.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이제는 지속적인 교육지원이 필요한 시점

문맹퇴치와 문해율을 높이는 것은 결국 교육의 지속성이라는 바탕 아래 가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규학교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 학교를 세우고,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대상 지역, 학생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비정규교육으로 교육의 질을 점차 높이고, 학생들이 공부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드는 것이 교육을 지속시키고 문해율을 높이는 힘이 되어 줍니다. 교육의 혜택으로부터 동떨어진 어린이와 학생은 문맹 상태로 남을 것이고, 이들은 다시 아동노동이나 반사회적 활동에 자신도 모르게 가담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사회는 어둠 속에 머물 것입니다.

▲ 어린이들이 직접 기념하는 문해의 날 행사 캠페인.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올해 방글라데시 성 안토니 기숙사 리모델링이 완료되면서, 비로소 시물리아 마을의 교육환경은 모습을 갖췄습니다.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물리적 환경을 마련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성 안토니 학교가 자립의 여건을 갖추기까지,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학교와 지속적 교육의 중요성, 그를 통한 문맹 극복의 중요성을 깨달을 때까지 계속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들 어린이들이 성장하며 글을 읽고 쓰게 될 줄 아는 청년으로 다시 태어날 때, 미래의 방글라데시는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서 비로소 탈출할 수 있고 빈곤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성 안토니 학교 어린이들에게 계속 공부할 수 있는 꿈을 키워 주세요. (사진 제공 = 한국희망재단)

*한국희망재단은 지난 2013년부터 방글라데시 시물리아 마을 성 안토니 학교 학생들의 학습지원과 영양식 제공, 교사급여 등 학교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클릭: http://www.hope365.org/sub4_main.php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신부)은 가난과 차별로 소외된 지구촌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국제협력단체입니다. 일시적, 응급 구호가 아닌 국가 마을공동체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고, 현지 NGO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현재 인도와 방글라데시,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8개국에서 식수 개발, 빈곤 극복, 집짓기, 빈곤아동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