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쿠데타로 무가베 대통령 연금, 무가베는 사임 거부

짐바브웨에서 장기독재자 로버트 무가베를 끌어내리기 위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가운데, 가톨릭 주교들은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며 모든 당사자들, 특히 장래의 지도부가 짐바브웨에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을 촉구했다.

짐바브웨 군부는 11월 15일 권력을 장악하고 무가베 대통령(93)을 가택연금했다.

이어 18일에는 수많은 국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무가베의 사임을 촉구했다. 무가베는 짐바브웨가 1980년 4월에 영국으로부터 정식 독립한 뒤 총리를 맡은 뒤부터 지금까지 장기 집권해 왔다.

19일에는 집권당 지도부가 무가베를 당 지도자에서 해임하고, 무가베가 2주 전에 쫒아냈던 에머슨 응가그와 부통령을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무가베는 최근 자신의 젊은 부인인 그레이스를 후계자로 삼으려 하면서 응가그와와 정적이 됐다. 집권당은 또한 무가베가 20일까지 사임하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했다.

한편, 짐바브웨 주교들은 일요일인 19일 사목서한을 내고 “우리들, 당신들의 목자들은, 이 미묘한 절차들로 가는 중심 인물들(특히 짐바브웨 군과 정치 지도부)에게 국가의 최선익을 우선으로 삼고 이 위기를 평화롭게 끝내고 하루빨리 정상과 헌정 질서로 복귀하기 위해 쉬임 없이 노력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주교들은 “짐바브웨의 지속가능한 정상화는 민주적 방식으로 대중의 참여와 그러한 절차를 거침으로써만 가능하다. 앞으로 채택될 그 어떤 과도적인 정부형태도 다양하면서 하나인 짐바브웨인을 포용해야만 한다. 이 나라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주민투표, 협의의 문화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또한 국민에게는 시끄러운 발언들을 피함으로써 긴장을 더 격화시키거나 나라를 위기에 빠트리지 않도록 촉구했다.

“선정주의, 가짜 뉴스, 그리고 모든 형태의 혐오 미디어를 경계한다. 이런 것들은 진행 중인 절차의 평화로움과 평화의 지속성에 커다란 위협을 주기 때문이다.”

주교들은 또한 짐바브웨인들은 경제적 고난에 직면하고 있었다면서, 이러한 환경은 급격히 악화돼 왔고 짐바브웨군의 현재 개입 때문에 절정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짐바브웨 장기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사임을 발표하지 않고 연설을 끝냈다. (사진 출처 = CRUX)

한편, 가톨릭을 포함한 여러 그리스도교 종파에 속한 지도자 8명은 이번 무가베의 타도가 새 나라가 탄행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성명을 냈다.

가톨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인 마이클 바세라 주교와 주교회의 사무총장인 프라데렉 치롬바 신부가 서명했다.

이들은 현재의 경제 위기 등은 “더 깊은 병”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는 곧 “어렵게 얻은 우리 헌법에 대한 커다란 불경”이라고 했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삼권분립이 견제와 균형의 적절한 관계 속에서 기능한다는 데 대한 믿음”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에 따라 “가난한 이들은 이러한 문제들의 근본 원인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그저 국가자원을 좌우하는 이들의 자비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리스도교회가 “사회-경제적, 정치적 과제들에 대한 미신적 접근법과 개인숭배에 쫓겨 자신의 예언자적 마음을 잃었다”고 비난하고, 또한 시민사회는 “생존과 경쟁”에만 초점을 둔 채 “인구 전체의 해방이라는 더 큰 그림”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언론이 판매와 이익에만 매달려 증오 정치의 불을 부채질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러한 분석 위에, 서로 포용하는 대화를 짐바브웨인들이 나아갈 길로 제시했다.

하지만 무가베는 이날 텔레비전 연설에서 사임을 거부함으로써, 혼란기는 좀 더 길어질 것 같다.

기사 원문: https://cruxnow.com/global-church/2017/11/20/catholic-leaders-zimbabwe-prepare-post-mugabe-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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