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N, 중동과 파키스탄, 우간다 교회 상황 소개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 한국지부가 심포지엄을 열고, 우간다, 파키스탄, 중동 교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현지 성직자, 수도자가 이 지역 교회의 상황을 전하고자 12월 2일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나섰다. 입구에는 총에 맞아 구멍 뚫린 성작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점령한 이라크 지역 교회에서 파괴된 성물이 전시됐다.

레이몬드 아브도 신부(레바논, 맨발의 가르멜회 관구장)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평화를 증진한다는 매우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의 어두운 역사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무슬림과 비그리스도교 그룹 사이에서도 평화의 중재자가 됐다”며 “종교의 차이가 많지만,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한 사회에서 함께 사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다른 중동 나라들과 달리 국가와 종교를 분리하고, 그리스도인과 이슬람인의 상생, 공평한 정치 참여를 헌법에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슬람인과 동방전례 가톨릭 가운데 하나인 마론파가 다수 종교인 레바논은 1975-89년 내전을 겪었다.

아브도 신부는 중동에서도 미워하지 않고, 원수를 만들지 않는 가치를 잃어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내전과 IS의 활동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이집트 교회를 위한 도움과 기도를 요청했다.

세바스찬 쇼 대주교(파키스탄, 라호르 대교구장)는 2년 전 집 밖에서 쓰레기를 태우던 가난한 그리스도인 부부가 쿠란을 태웠다는 거짓말을 듣고 몰려온 군중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이야기를 예로 들며, 파키스탄 교회가 테러 위협과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가 온 지역에서는 2013년에 120채 넘는 집이 불탔습니다. 바로 거짓 고발 때문에요. ‘그리스도인들이 무함마드 예언자를 반대하는 말을 했다’는 말이면 충분하고, 많은 고통이 야기됩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파키스탄을 떠나 타이,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다른 나라로 피난 가고 있습니다. 2015년 부활 대축일에는 교회 2곳이 자살폭탄 공격을 당했습니다.”

그는 상심한 신자들에게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파키스탄에 태어난 것은 사명이 있기 때문’이라며 ‘공포를 갖지 말고, 싸우지 말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쇼 대주교는 종교간 대화를 강조하며 “지난 4-5년간 그리스도교, 이슬람, 힌두교의 대화 모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를 한 식탁에 모을 필요가 있다”며 “대화는 개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12월 2일 고통받는 교회돕기 한국지부는 '어제를 만나다 - 고통의 교회를 찾아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중동, 파키스탄, 우간다 상황을 전했다. (왼쪽부터) 한홍순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레이몬드 아브도 신부, 앤 크리스틴 키자 수녀, 세바스찬 쇼 대주교, 주원준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강한 기자

앤 크리스틴 키자 수녀(우간다, 티 없으신 속죄의 마리아 성심수녀회 총원장)는 인구 약 4100만 명 가운데 41퍼센트가 가톨릭 신자인 우간다에서는 매우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콩고, 남수단 등 주변국에서 피난 온 난민들에 대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우간다의 경제는 점차 성장하고 있지만, 식량 부족, 난민, 내전의 영향 문제가 있다. 그는 여전히 “우간다 국민 대부분은 극도의 가난 속에,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산다”며, 교회가 이들의 생활 향상과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하네스 클라우자 고통받는 교회돕기 한국지부장은 이번 행사는 해외 그리스도인의 고통을 한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가톨릭평화방송> 기자와 함께 3개국을 방문하는 사업의 마무리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또한 1947년 만들어진 ACN 7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편, 고통받는 교회돕기 한국지부는 ‘박해받은 그리스도인에 대한 보고서 요약집 2017’ 한국어판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5-17년 북한, 중국, 파키스탄, 이라크,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에리트레아, 수단,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도인 박해와 탄압이 “극심”하다. 2013-15년과 비교해 중국, 파키스탄, 이라크, 시리아, 수단, 북한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 자료에서는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 6월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을 예로 들며, 그가 송환 직후 죽은 것은 북한 수용소의 끔찍한 생활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썼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수용소의 그리스도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악행’”을 당하고 “수용소에 갇힌 그리스도인의 3/4이 이런 잔혹한 처벌 때문에 숨진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했다.

12월 2일 중동 교회에서 파괴된 성물들이 고통받는 교회돕기 한국지부 심포지엄이 열린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 전시돼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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