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도화동 성당, 정평위 등 주최

정부의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소성리' 공동체 상영회가 인천에서 열렸다.

13일 저녁 영화공간 주안에서 열린 이번 상영회는 인천 도화동 성당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위원회, 사제연대 등이 주최했고, 이날 천주교 신자, 수도자를 비롯한 150여 명의 일반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아 관람했다.

이날 영화 상영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는 소성리 부녀회장 임순분 할머니가 함께했다. 도화동 성당 김동건 신부가 사회를 봤고, 인천평통사 유정섭 사무국장이 대화에 참여했다. 

유정섭 사무국장은 "소성리의 80대 할머니들이 나무껍질 같은 손을 비벼 가면서 큰 들통에 만든 난로에, 옹기종기 모여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고 또 군고구마 구워 먹으면서 같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 우리 자식들 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사드 배치는 성주 소성리에 됐지만 실제로 사드 레이더를 쏘면 어디가 제일 피해를 입냐면 그 건너편에 있는 김천 지역 율곡동, 거기 다 아파트 단지"라면서 "율곡동 분들이 실제로 피해를 입는 것이고, 김천 분들도 400일 넘게 촛불을 들고 있다"고 했다.

임순분 할머니는 “사드 문제가 소성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지역이) 소성리였을 뿐이지, 전쟁을 유발시키는 이 사드는 소성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한반도, 이 땅 모두가 고민하고 걱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할머니들만 이 추운 겨울 날씨에 죽자 살자 막을 것이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소성리에 와서 함께 해 달라”고 했다. 

한편 김동건 신부는 “작년부터 사드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그러다가 2017년 4월 26일 소성리에 사드 장비가 반입됐다는 소식을 듣고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4월 28일 소성리에 처음 가면서 소성리와 관계를 이어 왔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 신부는 “9월 6일 경찰 수천 명이 배치됐을 때도 현장에 같이 있었는데, 이후에 어떻게 이 문제를 더 잘 알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까 영화 ‘소성리’ 제작 후원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상영회 자리를 함께 만들게 됐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 관람이고 처음은 마을 주민분들도 처음으로 함께 본 부산국제영화제였는데 당시 보고 나서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영화에서 “평화로운 장면 가운데, 독특한 음악이 흐르면서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 시점에서 번갈아 동시에 나와 흘러가는 느낌들이 너무 좋았다”면서 “현장에서 투쟁하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두 명의 마을 주민(주인공)의 이야기가 역사 가운데 담겨 있는 것이 그대로 배어나게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 '소성리' 공동체 상영회가 인천에서 열렸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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