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벌써 크리스마스라니요. (이미지 출처 = Pixabay)

벌써 크리스마스라니요

- 닐숨 박춘식

 

널찍한 8차선에는 사슴들이 달립니다

외양간을 장식한 사람들은 지금

호텔에서 고요를 두드리며 흐물거립니다

새해 달력의 아가씨가 생끗

큰 젖가슴을 뽀얗게 보여줍니다

사막의 별은 미세 먼지들이 말아먹고

사람의 별은 우락부락합니다

 

무릎 굽히는 운동도 못 했는데

드릴 선물도 준비 안 되었는데

주님,

벌써 크리스마스라니요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성탄의 신비는 매일 아침 하강하는 빛살로 나타납니다. 메시아는 우리 태양이시고 환호이시며 생명이시라는 진리를, 아침 빛살은 말해 주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기도와 선행이 구세주 기다림을 준비하는 일이고, 언제 어디서든 주님을 품에 모셔야만 하늘을 바라볼 수 있음을 느끼신다면 성탄 준비는 잘 되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는 중에, 잠깐 뒤돌아보면서, 가난으로 소외된 이웃이나 신앙생활을 멀리하고 있는 형제들을 꼭 기억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아기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으시기를 권고하고 싶습니다. 멀리 아프리카도 있고 총소리가 나는 곳도 있지만 바로 우리 주변 어두운 곳 그리고 추위에 떨고 있는 북한의 고통을, 성탄 나무와 구유 앞에서 꼭 기억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포도주 한 잔의 즐거운 시간도 가지시면서, 주님 성탄 대축일을 기쁘고 은혜로이 보내시기를 원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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