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부산시 진구 전포동 돌산길은 재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미 1만 세대가 철거된 자리에는 아파트 2000여 세대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철거된 세대의 세입자 대부분은 노인 세대였습니다.
쫓겨난 어르신들은 새로 살 집을 찾아 동네 부동산을 찾지만,
갑자기 밀려드는 사람들로 빈 집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옆 동네에 겨우 삶의 터를 정한 곳마저도 재개발로
언제 다시 쫓겨날지 모를 처지에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저를 붙잡고 호소합니다.
"이제 어디 갈 데가 없다. 할 짓이 아이다. 이 동네 사람들 대부분이 가난한 노인들이다. 할매들이 모이기만 하면 갈 곳이 없어 운다. 제발, 재개발 좀 막아 주소."
가난한 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개발은
거리로 내몰리는 가혹한 신호탄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던 마을 사람들이 쫓겨나는 재개발은
사람보다 이윤이 지배하는 개발입니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원주민을 쫓아내는
비인간적인 일들은 더 이상 없기를 바랍니다.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