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결산서 일부만 발표

독일 교회는 2016년 말에 수지결산서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내지 않은 교구가 많다.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독일 주교회의는 2014년에 프란츠-페터 테바르츠-반 엘스트 주교가 3100만 유로(약 400억 원)가 넘는 돈을 주교궁을 개축하는 데 쓰고 이 때문에 교황청에 의해 정직당한 뒤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주교회의는 당시 모든 교구가 2016년 말에는 수지결산서를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신자들이 교구의 자산 항목에 대해, 그리고 그 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 듣고자 하려는 열의를 느끼고, 이해한다.”

그런데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랏>(Handelsblatt)에 지난해 12월 21일에 실린 “거룩한 수지결산서”라는 제목의 기사는 교회가 약속대로 수지결산서를 내지 않았으며, 해마다 정부를 통해 받는 “교회세”의 상당 부분을 쌓아 놓아서 2016년에(2017년 통계는 아직 없다) 모두 61.5억 유로(약 8조 원)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독일에서 일하는 모든 가톨릭 신자는 교회세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데, 순소득의 8-9퍼센트다. 국가가 원천징수해서 교회에 넘겨준다.

(편집자 주: 독일은 각 납세자가 자기의 소속 종교를 신고하면, 소득의 일정 비율을 그 종교에 내는 헌금으로 원천징수하는 “종교세” 제도가 있다. 실제로는 성당에 나가지 않아도 “가톨릭”으로 신고된 상태를 여러 이유로 유지하는 이들도 많다.)

(근래 종교세를 내지 않으려고 소속 종교가 없다고 신고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독일 경제가 호황이고 실업율도 상대적으로 낮아서, 2017년에 쌓인 잉여자금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델스블랏>에 따르면, 독일에는 가톨릭 교구가 27개가 있는데 자산 총계는 “최소 260억 유로(33조 원)나 된다.

일부 교구는 수지결산서를 발표했지만, 부분적으로만 발표한 교구들도 있으며 전혀 내지 않은 교구도 셋이나 있다.

이 기사는 이렇게 쌓여 있는 잉여자금이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지 (각 교구에) 물었지만 대개는 답변이 없었으며 “모두가 불친절했다”고 한다. “돈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모토인 것 같다.”

교회세를 다 쓰지 않고 해마다 잉여자금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교회의 신자 수는 줄고 있다. 2000년 이후로 220만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가 교회를 떠났다. 독일 주교회의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2300만 명 가운데 주일 미사에 정기적으로 나가는 사람은 1/10뿐이다.

기사 원문: http://www.thetablet.co.uk/news/8329/german-church-accused-of-failing-to-make-finances-transpa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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