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 연수

노동사목에 관심을 가진 신학생 연수가 2월 5-7일 서울에서 진행됐다.

둘째 날인 6일 노동 문제 농성장과 산업재해 대응 단체를 방문한 신학생들은 자신의 무관심에 대한 반성, 부끄러움을 많이 말했고, 꾸준한 관심과 연대가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연수에는 전국에서 모인 사제 지망 신학생 19명이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천주교에서 2016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번째다. 올해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소위원회가 주최하고,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주관했다.

6일 오후 신학생들은 3-4명씩 5개 조로 나누어 콜트콜텍, 삼성전자, 파인텍, 하이디스 등 서울 곳곳의 농성 현장과 노동건강연대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성북구 씨튼영성센터에 다시 모인 신학생들은 각자 방문한 장소에서 보고 들은 것과 소감을 발표했다.

2월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씨튼영성센터에서 열린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 연수에서 한 신학생이 하이디스 해고 노동자 문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강한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반도체 직업병 관련 농성장을 다녀온 신학생은 “이 문제를 원래 알고 있었는데 잊게 됐다”며 “저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고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학생도 삼성 등 대기업이 “약자들을 분열시켜 서로 싸우게 만드는 강자의 논리, 그렇게 만드는 구조, 또한 이런 데 대해 무관심했다는 게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하이디스 해고자들을 만나고 온 부제는 “아흔아홉 마리 양을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예수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제가 된 뒤 본당에서 만나는 신자들 다수는 오늘 만난 해고자들보다 형편이 나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에게만 집중한다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여러분이 본 사람들이 ‘한 마리 양’”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건강연대를 방문한 신학생은 “뉴스에 잔인한 살인, 폭행사건이 나오면 전 국민이 아파하고 관심 갖지만, 매년 일하다 죽는 노동자가 1800명”이라며 “어떻게 보면 기업의 살인이 더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그 또한 ‘관심’을 강조하며 “목소리가 모이면 큰 목소리가 되고,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큰 목소리가 이어지면 조금씩 변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장 방문 결과 발표를 마치며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이 연수가 신학생들이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생각을 넘어 “진실의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는 현장 방문과 함께 각 교구 노동사목 소개,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와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이문동 성당 주임)의 특강 등으로 이뤄졌다.

노동사목 관심 신학생 연수에 참여한 천주교 신학생들이 2월 6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반도체 직업병 관련 농성 천막을 방문했다. (사진 제공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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