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증언자, 희망의 지킴이 돼야"

삼일절을 맞아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이 주관한 이날 미사에는 신자 500여 명이 참여했다. 박현동 아빠스, 문규현 신부 등 사제 24명이 공동집전했다.

이날 강론에서 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는 "이 미사는 2015년 12월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협약을 통해 해결했다는 일방적 발표에 대해 피해당사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협약이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피해자들의 요구사항인 일본 정부의 범죄 사실에 대한 진정한 자복과 사과,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배상을 끊임없이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군의 만행에 대해 50년 가까운 침묵을 깬 김학순 할머니의 1991년의 용기 있는 증언이 과거의 범죄 사실을 현재로 소환했다"면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과거사 극복을 넘어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전쟁 중에 희생당하는 여성들의 문제, 그리고 우리 사회 여성들이 수없이 당하는 성적 차별과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이슈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 모두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뒤를 이어 "기억의 증언자, 희망의 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미사에 참석한 이연희마리아 씨(연희 마리아, 의정부교구 구리 본당)는 "피해자들이 어린 나이에 그렇게 끌려가서 당했다는 게 상상할 수 없고, 가슴이 아프고 목이 메인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수녀는 이 미사는 우리가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면서, "사건이 원만히 해결되고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마음의 평화를 가질 수 있는 그때까지 우리가 계속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마리아 수녀(스승 예수의 제자수녀회)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 동안 일본 정치인들이 정직하고 진실하게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문제가 해결돼서 아픈 역사와 상처가 치유되고, 좋은 마음으로 이 문제에 함께해 주시는 많은 일본인들이 우리와 같이 기뻐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날이 오기를 염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천주교 전국행동’은 2016년 1월에 9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평신도, 수도자 단체가 모여 만든 단체다. 이들이 주관하는 일본대사관 앞 삼일절 미사는 2016년 시작해 올해로 3번째다.

3월 1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천주교 전국행동’이 주관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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