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의 사적 종교 전통과 국가 의식 구분해야"

일본 주교들이 2019년에 있을 일본 왕의 퇴위와 즉위식에서 국가가 지원하는 행사와 천황 가문의 사적인 종교행사를 엄격히 분리해 달라는 청원을 아베 신조 총리에게 냈다.

일본 주교회의는 2월 19-22일에 열린 정기총회를 마치면서, “천황의 퇴위와 즉위에 즈음한 국가와 종교의 분리에 관한 요망서”를 채택했다.

“천황의 퇴위와 즉위를 위한 의식들에서, (우리는 정부가) 일본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엄수하고 국가 행위와 천황가의 사적 종교행사인 황실제사 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기를 바란다.”

아키히토 왕은 2019년 4월 30일에 (자진) 퇴위한다. 그리고 나루히토 세자는 다음 날인 5월 1일에 왕위를 계승한다.(편집자 주- 일본 왕가는 다른 일본인들과 달리 성이 없고 이름만 쓴다.)

1990년에 있었던 아키히토 왕의 즉위식 때는, 정부는 왕가의 사적인 종교 의식인 “다이조사이”(大嘗祭)에 필요한 비용을 댔을 뿐 아니라, 입법, 행정, 사법 3부의 수장이 이 의식에 참석했다. 또 당시 정부는 왕가의 전통 종교의식들을 국가 의식인 “즉위례” 안에 집어넣었다.

일본 주교들은 이러한 예전의 혼란을 비판하면서, 이런 일은 “일본 헌법에 규정된 정교분리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가 다음 번 의식에서도 전과 같이 할 것이라고 보도되는 것은 “아주 유감스럽다”고 했다.

주교들은 정교분리 원칙은 “일본이 천황 중심의 국가신도 종교 아래 전쟁을 했고, 아시아인을 비롯해 세계의 많은 사람의 인권과 평화를 침해했던 역사를 반성하면서 나왔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불행한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같은 길을 밟지 않아야 할 책임을 일본 정부는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월 19-22일에 도쿄에서 열린 일본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주교들이 기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japanese-bishops-make-stand-on-imperial-ceremonies/8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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