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지요. 지방분권은 중앙으로 집중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모든 문제를 지방으로 돌려놓는다는 것입니다. 그 분권의 핵심은 지방의회 권력에 주권자의 의지가 반영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정 지역에서 거대 정당이 독점하고 있는 의회권력을 시민에게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기초의회 선거구를 3-4인 선거구제로 늘리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 그러나 부산과 대구 등에서 50-60퍼센트 득표율로 90퍼센트 이상의 지방의회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선거구 확대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14일 경북도의회는 경북도지사가 제출한 획정안을 수정해서 8개의 3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 9개로 조정하는 이른바 ‘선거구 쪼개기’를 본회의에서 확정했습니다. 부산에서도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기존의 중선거구제의 취지를 반영해 3-4인 선거구를 늘린 획정안을 제출했지만, 부산시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2인 선거구 중심으로 쪼개려고 하고 있습니다.

부산광역시의회 앞에서 정치개혁부산행동 등 시민단체와 정당인들이 3-4인 선거구를 늘려 열린 정치를 보장하라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장영식

이에 따라 지난 13일 오후 부산시의회 앞에서 정치개혁부산행동 등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이 집회를 열고 선거구획정위의 최종 획정안을 존중하고, 주권자들의 민심이 존중되는 선거구 획정을 촉구했습니다. 부산광역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최종 획정안에 의하면 2인 선거구가 종전 52개에서 30개로 줄어든 대신, 3인 선거구는 기존 18개에서 23개로 늘어났습니다. 4인 선거구는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7개가 새로 생겨났습니다. 여전히 2인 선거구가 많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변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역정치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은 자유한국당은 이마저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녹색당 부산시당의 전미경 위원장은 "나쁜 토양에서는 식물이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없듯이, 나쁜 선거제도, 현재의 2인 중심의 선거구에서는 좋은 정치인이 나올 수 없다. 다양한 정치세력화와 정치 적폐를 없애기 위해 3-4인 중심의 기초선거구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전미경 위원장은 "현재의 2인 중심의 나쁜 선거제도에서는 좋은 정치인이 나올 수 없다"며 "다양한 정치세력화와 정치 적폐를 없애기 위해서도 3-4인 중심의 기초선거구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영식

장영식(라파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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