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리온 내전 겪은 조르조 비구치 주교

시에라리온,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분쟁 속에 평화를 다시 세우고자 힘썼던 두 천주교 신자가 한국에 다녀갔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사목했던 조르조 비구치(Giorgio Biguzzi) 주교와 아일랜드 출신의 외교관이자 작가 필립 맥도나(Philip McDonagh)다.

지난 3월 7-9일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비즈니스 및 종교 평화상’ 시상식에 참가한 두 사람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의 경험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견을 내놓았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이들의 인터뷰 기사를 2번에 나누어 싣는다.

 

조르조 비구치 주교가 지난 3월 9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에라리온에서의 사목 경험을 말하고 있다. ⓒ강한 기자

조르조 비구치 주교는 1987년 마케니 교구의 주교가 돼 시에라리온 내전(1991-2002) 기간을 현지에서 보냈다. 이슬람교가 다수이고 가톨릭교회는 소수 종교인 시에라리온에서 마케니 교구는 세 교구 중 하나다.

정부와 반군 사이의 대화 노력에 연관된 종교간위원회에 비구치 주교는 천주교 대표로 참여했다. 또한 교회는 카리타스를 통해 피난민들을 도왔다.

내전이 한창이던 1990년대 가톨릭교회는 작은 라디오 방송사를 운영했는데, 이를 통해 교회는 반군과 소통하고, 잡혀간 사람들, 여성, 어린이들을 풀어주도록 요구했다. 특히 아이들 문제는 소년병으로 전장에 보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심각한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평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내전은 길고 잔인하게 이어졌다.

“모든 사람에게 어려운 때였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고, 아이들이 끌려갔으며, 집, 학교, 심지어 주교관도 불타고 부서졌습니다.”

전후 재건 과정에서 2005년 가톨릭교회는 시에라리온의 하나뿐인 가톨릭 대학인 마케니 대학을 세웠다. 그는 마케니 대학은 의료학교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700만 명 넘는 인구에 의사는 200명도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비구치 주교는 신부로 지낸 기간을 포함해 35년을 시에라리온에서 일했다. 2012년 은퇴한 뒤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다.

또한 비구치 주교는 시에라리온이 내전의 큰 피해를 겪었지만, 다수 이슬람 신자와 소수 그리스도인들이 아무 문제 없이, 평화롭게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내전을 겪은 나라에서 사목했던 사제로서, 분단과 남남 갈등으로 갈라진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비구치 주교의 답은 쉽고도 어려웠다.

“다른 사람의 필요, 나의 필요를 깨달아야 한다. 내가 자유를 좋아한다면, 상대방도 자유를 좋아하고, 음식, 안전, 교육, 의료지원, 종교자유 등 마찬가지다. 상대에게도 같은 권리가 있다.”

“서로 신뢰를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한반도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계속 노력하고, 신뢰를 갖고,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갑작스럽게 하느님은 열매를, 결과를 주실 것이다. 그리고 ‘평화는 정의의 열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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