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정평위, 쌍용차 생명평화 미사

지난주에 이어 8일에도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주중 씨 분향소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추모하고 쌍용차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미사는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했고, 전교 가르멜 수녀회, 예수회를 비롯한 11개 남녀 수도회 및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전주교구 소속 신부들과 70여 명의 신자, 시민, 쌍용차 노조원이 참여했다.

쌍용차 미사에 함께해 왔다는 성가소비녀회의 한 수녀는 “김주중 씨를 비롯한 30명의 고인을 위해 더운데도 미사를 온다. 그런데 미사가 있다는 걸 알지만 못 오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집에서라도 쌍용차 해고자를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면 좋겠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쌍용차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엽서를 적었다.

이날 미사에 처음 왔다는 한 시민은 “노동자의 어려운 생활이 바뀌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노동현장은 바뀌지 않았고, 변화를 위해 꾸준히 길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은 늘 함께했지만 같이 행동하지 못한 것에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 미사 참여의 이유를 말했다.

8일 서울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관으로 봉헌된 미사에서 상지종 신부가 강론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미사를 주례한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상지종 신부는 강론에 앞서 “2012-13년에 대한문 미사에서 했던 강론을 다시 읽어 봤는데 참 서러웠고, 다시 모일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만나야 하며, 쌍용차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지종 신부는 강론에서 “마지막까지 사람이 고팠던 고귀한 넋들을 기리려 우리는 지금 여기 있다. 약한 사람들의 피눈물에 게걸들린 사악한 세상에 맞서는 벗들과 연대하고자 우리는 지금 여기 있다.”면서 숨진 노동자 30명의 넋을 위로했다.

이어서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를 향해 “결코 꺾이지 마라, 결코 무너지지 마라, 해방의 그날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자”고 격려했다.

참석자들은 강론 후에 <YTN>에서 방송된 ‘노조와해계획’이 담긴 문건에 대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의 인터뷰 영상을 함께 봤다. <YTN>에 따르면, 이 문건은 쌍용자동차 사측이 노조의 파업 전에 작성했고, 경찰, 검찰, 노동부와 공모하여 노조원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켜 노조를 와해시킨다는 구체적 실행방안이 담겨 있다.

이 영상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문건대로 진행됐다는 것을 확신한다. 인권침해조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고, 검찰의 수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헌법에 보장된 노조활동을 와해시키려 했다는 것은 헌법을 유린한 것으로 특별법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 전 성가소비녀회 한 수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쌍용차 문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엽서를 쓰고 있다. ⓒ김수나 기자

한편 7일에는 5년 만에 119개 단체가 함께하는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다시 구성됐다. 범국민대책위는 쌍용차 회계조작 의혹 국정조사, 쌍용차와 경기경찰청 공모 파업 유도 및 노조 파괴 사건 국정조사 등이 담긴 ‘쌍용차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10대 요구사항’을 청와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강환주 쌍용차지부 대외협력실장은 “예상일 뿐이지만, 청와대에서 검토해 보겠다고 했으니 섣불리 결정하진 않을 것이다. 현재 국민 여론과 반응으로 봤을 때 신중하게 고민할 것 같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18일에 범국민대회 때 연대자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와 청와대에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라 그 전에 청와대가 어떤 메시지라도 내놓을 것이라 예상하고, 답변에 따라 18일 이후에 활동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는 오는 15일 수요일에도 저녁 7시 서울 대한문 김주중 씨 분향소 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주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쌍용차 해고 및 희생 노동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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