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가 가수와 연주자들, 쌍용차 해고자 위한 음악회

가톨릭 음악인들이 쌍용차 해고자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었다.

‘세상과 함께하는 가톨릭 연합팀’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들은 계만석, 김성식, 김시연, 김유니, 나정신, 나혜선, 송인군, 신상훈, 최선미, 최태형 씨다.

이들은 27일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조합원과 가족들의 분향소를 찾아 쌍용차 조합원, 연대 시민들을 위해 노래로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가요, 팝, 성가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선보인 이들은, “분향소 앞이 이렇게 떠들썩해도 될까 싶었지만, 오히려 더 흥겨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민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때로는 춤을 추기도 했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또는 둘이나 셋이 세월호참사, 4대강반대 싸움, 콜트콜텍 등의 현장에서 미사곡을 부르거나 공연을 한 적이 있지만, 팀을 이뤄 온전히 공연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이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한 신상훈 씨는 “그동안 나를 비롯한 가톨릭 음악인들이 현장에 함께하고 우리만의 방법으로 힘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마땅한 방법이나 자리를 찾지 못했다”면서, “오래 준비하고 계획한 것이 아니었고, 문득 이런 공연을 하자는 제안을 했을 뿐인데 모두 흔쾌히 응해 줬다”고 말했다.

모두 각자 일터와 생활이 있고, 준비하기에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모든 재능과 실력을 동원해 온라인에서 악보와 음원을 공유하고 리허설과 연습을 했다. 선곡하면서 준비한 곡이 무려 60여 곡이다.

슬픔과 비통의 분향소 앞에, 잠시나마 기쁨과 웃음, 축제의 장이 벌어졌다. ⓒ정현진 기자

최선미 씨는 공연 소감을 묻자, “기쁘게 위로가 됐다면 우리도 기쁠 것이다. 공연이지만 사실은 관객보다는 위로를 드리고 싶은 쌍용차 조합원들만 기억하고 생각했다”며, “미흡하지만, 정성만 봐 주시면 좋겠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성식 씨는 트럼펫 주자로 지난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봉헌한 쌍용차 미사에서도 연주했다. 그는 “종종 현장미사에서 트럼펫을 연주했었지만 이런 공연은 처음”이라며, “힘들어하고 지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동참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노래인 트롯트 성가 ‘주님은 내비게이션’을 열창한 계만석 씨는 “공연하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뜩치 않은 표정을 봤다. 나도 언젠가 저런 표정이었을까 생각했다”며, “문화공연, 축제를 통해서 함께 느끼고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음악인으로서 우리는 한 번쯤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아빠로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나 몰라라 하며 살다가 내가 이런 해고자의 처지가 된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게 됐다”며, “가톨릭 신자라며 말씀을 듣고 찬양하며 사는데, 그것이 삶 속에 녹아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오늘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공연에 참석한 윤충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분향소를 지킨 지 56일째인데 이렇게 즐거운 적이 없었다. 고맙다.”며, “잠시 부산 집에 다녀왔는데, 오기가 싫더라. 그러나 지켜야 할 곳이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에, 또 상처받는 동지들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왔다. 응원해 주신 덕분에 힘을 내서 올해는 쌍용차 문제를 꼭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슬픔과 비통의 분향소 앞에, 잠시나마 기쁨과 웃음, 축제의 장이 벌어졌다. ⓒ정현진 기자
함께 부르는 노래와 환호는 그대로 응원과 격려가 됐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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