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발라 주교, 탕 주교 인터뷰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 리안 켄 탕 주교(왼쪽)와 말라위 좀바 교구장 조지 데스몬드 탐발라 주교가 밝게 웃으며 하트 모양 손짓을 하고 있다. ⓒ김수나 기자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Aid to the Church in Need)에서 마련한 학술회의를 하루 앞두고 발표자로 참가한 조지 데스몬드 탐발라 주교(말라위 좀바 교구장)와 펠릭스 리안 켄 탕 주교(미얀마 주교회의 의장)은 두 나라 가톨릭 교회의 상황과 한국 교회와의 연대를 이야기했다.

 

두 나라에서 각각 지역 교회로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탐발라 주교 :

가톨릭은 말라위에 몇백 년 전에 들어왔지만 신앙에 관련된 문제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신자들 중에는 전통종교를 믿다 온 이들이 많다. 아프리카 문화와 전통 종교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어 정확한 교리를 가르치는 게 어렵다. 젊은이부터 나이 든 이들에게 정확한 교리를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복음화를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많이 시도한다.

다음으로는 우리 사회가 바라는 것은 정의와 평화, 가난한 사람들, 여성 등 사회의 소수집단에 대한 불평등 문제가 있고 건강관리, 교육, 의료 영역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탕 주교:

지금 미얀마에는 교회가 별로 없지만 의료나 교육 쪽으로 카리타스를 통해 힘 있게 복음화를 하고 있다. 군부독재 시절에는 모든 복음 사업이 중단됐다가 2010년부터 민주주의가 시작되면서 다시 싹트기 시작했지만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특히 로힝야와 카친 등 분쟁 지역들이 있기 때문에 대화와 교육을 통해 평화를 수립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정치적 분쟁 때문에 젊은이들이 교육을 못 받고 떠돌아다니며 휼륭한 자질을 갖춘 교사가 점점 없어져 문제다. 젊은 사람들이 분쟁 때문에 말레이시아, 타이, 인도 등으로 많이들 나가고 있다.

이슬람 급진주의나 불교 민족주의 같은 종교적 급진주의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탕 주교:

소수 불교인들이 군부나 사회주의 세력에 원하는 대로 투표를 독려하는 등 정치적 역할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슬람 신자가 늘고 있기도 하다.

종교와 정치적 평화와 종교간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그리스도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 지도자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교회의 안에 종교간 대화를 위한 위원회를 두고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만나고 있고 무척 잘 운영된다.

불교 스님이 묵주를 만들어서 나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각 종교들이 완강할 때도 있지만 지도자들이 만나면서 평화롭게 지내기도 한다.

탐발라 주교:

말라위에는 이슬람과 개신교 두 종류의 근본주의자가 있다. 이슬람이 먼저 정착해 교세가 있었고 그리스도교인이 65퍼센트, 이슬람이 25퍼센트이고 나머지는 아프리카 토속 종교다.

한 종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슬람인들 대부분은 평화롭다. 이슬람은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을 갖고 있어 강한 힘이 있고, 가톨릭 학생들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려고 시도한다.

그들은 방송을 통해 이슬람 믿음과 신앙을 전파하고 가톨릭의 삼위일체를 부인하며 구세주는 아니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슬람은 규모는 작으나 힘이 있다. 이슬람인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돼지고기를 팔지 못하도록 법을 바꾸려고도 한다. 가톨릭 학교인데도 이슬람 아이들은 히잡을 쓴다.

종교간 대화에서는 평화를 만들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다 함께 이야기한다. 온건파 이슬람은 열린 마음으로 협조하며 종교간 대화에 참여하지만 근본주의자들은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그리스도교 근본주의자들은 성경에 대한 극단적 관점을 가지고 해석하며, 그리스도교 근본주의 이단은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것과 병원에 가는 것도 금지한다. 학교는 악마라고 말하고, 예방주사를 맞지 않고, 선거에서 투표도 못하게 한다.

이들의 규모가 많지는 않으나 여전히 따르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가톨릭에서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종교는 좋은 면도 있으나 미신적 면도 있다. 마술을 믿고, 부자인 사람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자가 된다는 미신을 믿는다. 불행하게도 계속 미신이 있다. 실제로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알비노 환자(선천적으로 피부, 모발, 눈 등의 멜라닌 색소가 없어 피부와 머리칼이 흰색이며 지능장애와 발육장애를 겪는다.)를 죽이면 부자가 된다는 잘못된 미신이 있고 실제로 죽이기도 한다. 가톨릭교회는 그런 것과 싸우고 그들을 보호하고 교육한다.

 

두 나라의 가난의 문제는 어떤 상황인가?

탕 주교:

가난은 우리의 친구다. 젊은이들은 텔레비전을 보며 문화를 따라한다. 영양, 의복, 건강, 교육, 주거에서 인구의 5퍼센트만 부유하고 나머지는 모두 가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탐발라 주교:

가난한 사람 중에 더 가난한 사람들 있다. 에이즈 등 질병 때문에 부모님이 죽으면 아이들이 가장이 되어 더 힘들어진다. 그런 이들은 더 가난하고 고통받는다.

여성의 경우 학교에 못 가기 때문에 직업을 찾기 힘들고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도 가난하다. 시골 사람들이 상경하면 잘 먹고 잘 살 것 같지만 도시에서는 이들을 거부하고 잘 살지 못하게 된다. 도시 밖에서 살며 빈민촌을 형성한다.

이들을 돕기 위해 가톨릭 교회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여성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소년 소녀들이 학업을 마칠 수 있게 돕는다. 다른 나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이들이 나라 안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말라위랑 가깝고 부자인 나라가 남아프리카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 이들이 많다. 

행동은 안 하고 정치인들은 말만 하는 상황인 것도 문제다.

 

한국교회와 어떻게 연대하고 싶은가?

탐발라 주교:

ACN이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어떻게 하는지를 ACN을 통해서 배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말라위에 가 보면 한국과는 미사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명상하는 모습으로 기도하는데 이런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말라위에서 미사할 때 소리내고 춤추고 하는데 한국 성당은 고요하다. 사목 활동이 서로 달라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말라위에 파견된 한국 신부와 수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들의 행동이 한국 교회의 얼굴이 되고 있다.

교류를 통해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 배울 수도 있다. 근본주의자들과의 문제가 많아질 때는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으로 서로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회가 재정적으로 말라위 교회의 프로그램들을 도와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탕 주교:

대구의 예수성심시녀회가 미얀마에 파견한 공동체가 있고, 미얀마 신학생도 한국 신학교에 두 명 와 있어 이미 활발하게 교류가 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의 한 본당에서 미얀마의 두 교구를 지원해 주고 있기도 하다.

조지 데스몬드 탐발라 주교는 1968년 태어나 1996년 사제품을 받았다. 말라위 수도회간 양성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1991년 맨발의 가르멜회에서 첫 서원을 했다. 1992-96년 케냐 탄가자 대학에서 신학 전공, 1996년부터 스페인에서 가르멜회 영성을 배우고 2009-15년까지 이탈리아 로마 맨발의 가르멜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2016년 주교품을 받고 말라위 좀바 교구장이 됐다.

리안 켄 탕 주교는 1959년 태어나 1990년 사제품을 받았다. 로마에서 교회법을 공부하고 교황청 외교관학교를 수료했다. 1998-2001년에 주 방글라데시 교황대사관의 제2서기관, 2001-04년에 주 모로코 교황 대사 서기관으로 일했고 2006년 미얀마 하카 교구의 보좌주교로 서품됐다. 2010년 칼레이 교구장에 임명됐고, 2014년에 미얀마 주교회의 의장에 선출됐다.

두 주교는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2018 ACN 심포지엄 “믿는 모든 이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 - 연대의 다리를 함께 놓읍시다”에서 각 나라의 가톨릭 교회의 상황과 연대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