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의회, 미투운동 토론

서울가톨릭복지회와 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의회가 “미투운동, 그 변화와 연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였다.

주최 측은 이번 토론회를 준비한 목적은 “미투운동이 시작된 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운동이며, 미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변화를 위한 행동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서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가 “한국의 미투운동, 사회변혁을 향한 페미니즘의 물결”을 주제로 발제했으며, 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 성매매피해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 집 전복선 팀장, 전성휘 시민인권보호관, 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입법심의관이 토론했다.

여성들은 왜 살인사건 현장인 강남역에서 성폭력을 이야기하는가?

먼저 이나영 교수는 연구와 현장운동을 통해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는 미투운동과 여성운동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전반적 폭력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일상적으로 이뤄지는지 내면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투 운동을 구성하는 감정의 서사구조는 “여성들이 겪은 성폭력은 과거의 사건이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며, 최근 미투운동을 통해 다시 나 자신을 해석하고, 상처의 감각을 만지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또 그 과정으로 타인의 상처도 생각하고 쓰다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타인들의 폭로는 잊고자 봉인했던 기억 속에서 치유된 줄 알았던 상처의 내면, 그 속에 있던 두려움의 돌출을 경험하게 한다”며, “그렇게 드러난 두려움과 공포의 감각은 사회적 타살을 감행한 남성들에 대한 분노, 묵인과 방조를 통해 같은 구조를 재생산한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여성들이 겪는 이러한 감정과 사회적 서사는 성범죄뿐 아니라 살인에 이르는 다른 모든 폭력과 범죄에도 같이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특히 미투운동을 바라보는 다양한 오해와 반동 가운데, 권력 관계가 삭제된 개인의 비도덕적 행위나 문제적 조직의 특수한 문제라고 보는 시선에 대해, “성폭력은 기본적으로 이미 남성 중심의 위계인 젠더권력 관계에서 파생되고 다른 차별구조와 교차해 더욱 심화된다”며, “그래서 미투운동은 수직적 위계문화 속에서 타인을 통제하고 지배하고, 제압하고 군림해야만 남자답다고 여기는 사고, 폭력적 남성성을 획득하고 실행하던 수많은 남성과 보편적 남성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말했다.

18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의회가 '미투운동'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정현진 기자

이 교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폭발하기 시작한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 집회에서 이뤄진 성폭력 경험에 고백, 시위, 미러링, 자발적 집단 항의와 불매운동, 탈코르셋운동 등 다양한 운동은 “여성에 대한 실존적 살인, 사회적 살인, 차별, 배제, 혐오, 성폭력, 살해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남성들이 “나는 여성을 싫어하지 않는다, 좋아한다”며, 혐오하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좋아하는 대상으로서 여성과 배제의 대상인 여성은 한몸에 있다. 찬양의 대상이 되지 못한 여성은 곧 멸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범죄는 온라인 성범죄, 아동성범죄 등으로 변별화되어 각각 별개의 문제라고 여겨지는데, “온라인 범죄, 불법도촬, 성폭력, 살인 등은 긴밀히 연결된 것이며, 그러한 사건들을 개별화하는 것도 구조화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상황을 직시하지 않으면, 일상에서 여성을 대하는 차별적 언행, 뿌리 깊은 불공평, 불의한 구조는 유지되고, “아무렇지 않게 즐겼던 ‘야동’이 실제로 여성들을 괴롭히는 폭력이 된다는 인식이 혁명 수준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변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항상 우리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일상적으로 가졌던 당연한 생각과 행동을 뒤집어 보고 성찰하고 바꿔야 한다며, “변화는 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모든 현상이 남의 문제,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일상적 나의 문제라고 말해야 한다. ‘여성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 ‘남성 범죄’라고 말하고, 남성들을 위한 집중적 정책이 이뤄지는 등 특수하고 독창적인 특수한 조치와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미투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계속 이어가야 할 운동"이라는 맥락에서 마련됐다. 평신도 여성뿐 아니라 수도자, 남성들도 참석했다. ⓒ정현진 기자

토론에 참여한 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 집 전복선 팀장은 특히 여전히 편견과 권력에 가려진 인권사각지대에 성매매 현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를 미투운동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내지만, “자발적 매매가 이뤄졌다”, “성매매 여성들도 원한 일”이라는 인식으로 여전히 편견과 자본주의적 권력에 묻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감금되어 있으며, 빈곤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며, 성매매 피해자들은 거대한 권력구조에 있으며, “이 문제는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성매매 피해자들이 겪는 성관계는 권력에 의해 이뤄지며, 매일 수십 번 당하는 강간을 우리는 돈과 편견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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