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시오회 총장 아르티메 신부

13일 서울 살레시오회 관구관 역사관에서 동아시아지역 총평의원 현명한 신부(Fr. Vaclav Klement, 왼쪽)와 살레시오회 총장 아르티메 신부가 이태석 신부 숙소를 재현해 전시한 곳을 둘러보았다. ⓒ김수나 기자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청소년을 위한 사목활동을 하는 국제 수도회인 살레시오회의 총장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신부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기자들을 만났다.

그는 2014년 취임 뒤 4년 동안 81개 나라를 방문했고 한국은 82번째 나라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방문하는 동안 남한의 현실에 최대한 가까이 있으려고 노력하고 특별히 남한의 살레시오회와 그 가족들의 현실에 집중하겠다”고 인사했다.

지난 10월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폐막미사에서 교황은 젊은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교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제 남자수도회 대표로 참석했던 아르티메 신부는 “무엇보다 교황님의 직권으로 38명의 젊은이들과 수녀를 포함한 젊은 여성 40여 명이 참석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경청은 바로 교회의 시작점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특별한 말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황의 메시지는 젊은이들의 특별한 요청은 경청과 현존이며 교회는 감독과 관리보다 함께 존재하고 경청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고 “앞으로 나올 교황님의 새 문서에 이 결과들이 더 확실하게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직후 한국 첫 방문지로 가난과 재개발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서울 대림동 청소년센터에 방문하는 것에 대해 그는 “기회가 필요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며 “살레시오 회원이 있는 132개 나라 어떤 장소에 가더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의 난민 캠프와 남수단 등을 방문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우리가 방문할 돈보스코 청소년센터도 단순한 방문이나 관광의 목적이 아니라 살레시오회원과 사회에서 그들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남미와 인도의 길거리에서 만난 아이들, 여러 종교를 가진 인도의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모습, 도시 전체가 다 파괴된 중동의 대학생들에게 “어른들이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젊은이들이 지닌 미래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모습 속에서 “교황께서 말씀하듯 우리의 현존은 그들에게 있어 그 장소에 바로 현존하는 병원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했고 우리는 모두에게 문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그 문은 “가톨릭뿐만이 아닌 모든 종교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단국가인 한국이나 위험 지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껴 본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살레시오회원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이라면 나를 비롯해 나와 함께 다니는 사람들은 당연히 모두 그곳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형제들이 거기서 일하면서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 사목 방향에 대해서 “한국만이 아니라 어떤 나라 어떤 민족들을 만나든 간에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젊은이들을 항상 만날 수 있다”면서 수도회 창립자인 돈보스코는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교육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문제가 아니다. 젊은이들은 항상 기회다”라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더욱 많은 기회를 갖는 삶을 살도록 그들을 위한 교육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살레시오 회원들에게 평안함에 멈춰 있지 말고 더 큰 책임감으로 오늘날 한국의 젋은이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귀 기울이고 그것에 항상 응답하라고 당부했다.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 안에 있는 '한국 살레시오 역사관'. ⓒ김수나 기자

아르티메 신부는 1960년 스페인에서 태어나 1973년 살레시오에 입회했고, 2014년 살레시오회 총장이 됐다. 임기는 2020년까지다.

이번 방문은 2010년 전임 총장인 파스칼 차베스 신부의 방문 뒤 8년 만이다. 13일부터 18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살레시오회 공동체와 수도회 등을 방문하고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염수정 추기경과도 만난다.

한국 살레시오회는 1954년 시작돼 1999년에 관구로 승격됐고 1980년부터는 해외 선교를 시작했다. 2010년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교육과 의료 활동으로 선교하다 숨진 이태석 신부도 살레시오회 소속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13개 공동체에서 120여명의 살레시오회 회원들이 중고등학교, 직업학교, 대안학교, 청소년센터, 그룹홈, 본당 등에서 청소년과 함께 활동한다.

살레시오회는 성 요한 보스코(돈보스코)가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의 청소년을 위해 185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창설한 교황청립 성직수도회로 132개국 1만 56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가톨릭 교회에서 두 번째로 큰 남자수도회다.

‘살레시오’는 온유의 성인, 애덕의 박사로 알려진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1567-1622)의 성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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