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만 30주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로 마무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12월 31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봉헌됐다.

미사는 남북 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외치며 목숨을 끊은 조성만(요셉) 30주기를 맞아 봉헌됐으며,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구현사제단이 주최하고 '통일열사 조성만 30주기 추모사업위원회'가 주관했다.

함세웅 신부를 비롯한 사제 8명과 신자, 수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미사는 골고타 언덕 예수 죽음의 자리이자, 우리 자신을 위한 속죄와 보속”

함 신부는 강론에서 1988년 5월 15일, “독재 타도, 88서울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라는 외침으로 군사독재 반대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요구하며 죽어간 조성만 열사의 죽음을 기억하며,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큰 빚이자,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평화를 위한 지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며, “평화의 성서적 의미는 모든 축복의 총화이고, 정의의 열매이자 결실이다. 평화의 조건은 나눔, 기도, 공유, 공감, 공생, 공산, 이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민족의 화해와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결국 우리 시대를 움직이는 책무이고 미사를 봉헌하는 참된 이유라며, “구원은 예수를 처음 만난 목동들처럼 깨어 있는 사람, 자기 일에 충직한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역사를 바꾸는 주역으로서 그렇게 깨어 있는 신앙인, 지성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2월 31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신재용 기자

이날 미사에는 조성만의 아버지 조찬배 씨도 참석했다.

그는 “성만이는 촛불 같은 생을 살고 갔다. 한반도의 분단을 그토록 고뇌하며 자기 한 몸 바치면 통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통일이 요원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내년에는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열사 조성만(요셉) 30주기 추모사업위원회’ 김지현 상임대표는 이 미사는 올해 모든 추모사업을 결산하는 자리이며, 특히 30년 만에 명동성당에서 추모미사를 드린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추모비 건립은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됐고, 추모사업회도 해산하게 되지만, 언제든 작은 패라도 건립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30주기 추모사업의 핵심은 조성만에 대한 자료를 아카이브로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곧 완성될 것이라며, “한반도에 통일과 평화의 기운이 일어나고 기념사업을 위해 많은 시민, 수도자, 사제, 신자들이 동참해 주셨다. 온 힘을 다해 책자, 추모비, 기억 저장소 등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조성만은 서울대 화학과 재학 중이던 1988년 5월 15일 “군사정권 반대, 양심수 석방, 한반도 통일,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에서 할복, 투신해 숨졌다. 그는 문정현 신부(전주교구)에게서 세례 받았고, 명동성당 청년회 활동과 1987년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추모사업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조성만이 묻힌 광주 망월동 5.18묘역 순례, 심포지엄, 평화콘서트, 다큐멘터리 제작 등 추모사업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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