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수도자들은 복음을 품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고통의 시대를 걷고 희망을 꿈꿉니다. ⓒ장영식

천주교는 철저히 여성을 타자화했습니다. 여성은 곧 죄인이라고 했지요. 그래서 여성의 사제직을 수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오랜 낡은 전통은 프란치스코 교종의 시대에서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스스로 촛불혁명정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촛불혁명조차도 사유화한 발언입니다. 역사적 통찰과 깊이가 없는 일방적 발언이지요. 문재인 정권이 촛불혁명정권이냐 아니냐는 민중이 판단할 일이고, 역사가 판단할 일이겠지요.

지금 우리는 또 다른 고통의 시대를 걷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분명히 노동 중심이 아니라 재벌 중심의 정권입니다. 이미 정권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이후 최대의 토건사업을 촉구하는 정권입니다. 서울시마저도 발호하는 토건세력에 영합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이미 성장을 멈추었습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포하지 못합니다. 성장의 시대를 연장하기 위해 다시 전국을 삽질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시대를 거꾸로 돌리는 가장 쉬운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구조적으로 잘못된 경제 질서를 설득하고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못된 구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부의 대부분은 재벌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가난은 결국 대부분의 노동자에게로 돌아갑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와 단시간 노동자들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잘못된 구조를 고치지는 못할망정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입니다.

한 노동자가 고공 굴뚝 위에서 408일을 보내고 얻었던 단체교섭의 내용은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426일의 고공 굴뚝 위에서 얻은 단체교섭의 결과는 최저임금에 1000원을 인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최소 3년의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참담한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이 협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노동의 가혹한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걷습니다. 고통의 시대를 걷습니다.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갈 것입니다. 세상에서 버림받은 이가 큰일을 하게 될 기쁜 소식을 믿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세상의 주인으로 우뚝 설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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