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교회 부패의 원인

(로 요한)

중국 정부 관리들은 종종 부패 혐의로 언론에 보도된다. 하지만 교회의 수장들도 부패할 수 있으며, 어쩌면 놀라운 규모일 수 있다.

중국 남부 광시성에 있는 난닝 교구의 탄옌취안 주교가 알맞은 예다. 그는 교회 돈 2700만 위안(약 45억 원)을 횡령해서 사적으로 적어도 5개의 회사를 차린 혐의가 있다. 그는 또한 부동산 투자에서 손해를 봐서 수백만 위안의 빚을 진 것으로 믿긴다.

그 결과, 교구장인 그는 교구 소속인 사제, 수녀, 기타 고용인들에게 줄 기초생계비, 의료비, 연금보험료 등을 내줄 수 없었다.

이런 사례는 교회가 안 좋게 보이게 될 추문을 드러내는 것을 금지하는 (교회 내) 불문율 때문에 그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이러한 불문율은 은폐의 문화로 이어진다.

교회를 “보호”한다는 이름 아래 이뤄지는 이러한 “침묵의 문화”는 그것이 미성년자에 대한 성학대와 관련된 것이든 아니면 교회 돈을 떼먹은 것이든 간에, 오늘날 교회의 합법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일부에서는 중국 가톨릭교회가 이러한 일을 방지할 감독 체계가 없기 때문에 나쁜 놈들이 교회재산을 갉아먹기가 더 쉽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 교회 안에서 이처럼 부패가 날뛰는 주요인은 이 교회기관에 관여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진짜 신앙이라고는 전혀 없는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중국 광시성 난닝 교구의 탄옌취안 주교(중간). (사진 출처 = UCANEWS)

그들이 만약 자기 가슴속에 진짜로 하느님을 모시고 있다면, 그리스도의 교회의 영적 건강과 평판에 그처럼 장애가 될 그런 행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성 바오로는 탐욕에 대해 우리가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티모테오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합시다.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리는 유혹과 올가미와 어리석고 해로운 갖가지 욕망에 떨어집니다. 사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믿음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1티모테오, 6,8-10)

때로는 중국 성직자들은 바오로 사도의 이 가르침을 잊었다는 생각이 든다.

탐욕에서 자라난 악은 성경에서 자주 인용되는데, 부패한 중국 사제들은 이런 성경 말씀들과 자신의 행위를 어떻게 양립시킬 수 있는가? 그런 위선은 마음을 속인다.

중국 교회가 세속화된 것은 대륙 중국(교회)의 삶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중국 교회는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변했다. 원래의 복음화 사명을 잃은 것처럼 보이고 이제는 오히려 쾌락을 추구하며 예수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있다.

이는 중국 교회가 보편교회로부터 갈수록 더 멀어지고 있는 결과일 뿐 아니라 중국 교회가 해 온 정치적 타협의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 교회가 (1950년대 이후 중국 공산정부의 요구에 응하여) 보편교회로부터 사실상 분립하고 중국공산당과 협력하기로 선택했을 때 지금 독열매를 낳고 있는 나무의 씨가 뿌려진 것이다.

탄 주교에 관해 말하자면, 그는 또한 난닝 차이 부동산회사와 난닝에 있는 성심 성당의 재건축 계약에 서명했다고 알려져 있다. 교회의 승인 없이. 이 계약으로 여러 교회 부지가 불법으로 팔려 나가고 (탄 주교의) 개인적 이익으로 넘어 갔다.

불행히도, 윈난성 쿤밍 교구의 마잉린 주교도 탄 주교와 같은 길을 걸어온 것 같다. 그 또한 교회 부동산을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사기를 벌여 왔다.

쿤밍 교구는 쿤밍 지하철 101로 알려진 재건축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 부동산 개발업자와 일하고 있었다. 또한 가톨릭 자조 운영센터를 만들어 한 쇼핑몰에 있는 가게들을 소매업자들에게 임대해 주는 일을 총괄하도록 했다.

이 사업은 2008년에 정부 승인을 받았고, 2013년에 교구는 주교좌 성당과 주교관, 예식장, 그리고 쇼핑몰이 포함된 복합단지를 만들 계획으로 윈난 왕궈 투자회사와 함께 일했다.

이 프로젝트는 나중에 불법으로 드러났고, 건설공사는 중단되고, 가톨릭 자조 운영센터도 해체됐다. 언론은 100명이 넘는 투자자가 피해를 봤고 피해액은 총 170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현재 투자금의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들은 교회 이름으로 된 은행 계좌에 투자금을 넣었고 계약서에도 교구 이름이 언급돼 있다는 주장에 바탕을 두고서다. 더욱이, 이 사업을 홍보한 모든 광고물에는 교구 이름이 들어 있었고 마 주교의 사진도 들어 있었다.

쿤밍 교구는 2017년 7월 25일에 한 지방 신문에 광고를 내서, 교구는 그 운영센터를 설립한 적이 없으며 그 센터에서 일한 직원 가운데 성직자나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교구는 사실상 아무 책임도 없다고 부인하고, 교구의 이름을 명예훼손하거나 비난하는 이들을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2017년 쿤밍 교구의 투자 계획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피땀 묻은 돈을 돌려 달라는 깃발을 걸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아무런 종교 신앙이 없는 부정직한 사업가가 자기 양심에 아무런 가책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아마도 오직 물질과 돈만 경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의 사목자이자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대표자인 주교들이 의로움의 길에서 탈선하여 자신의 양심은 물론 법을 어기는 것은 크게 걱정해야 함이 분명하다.

지금의 중국 교회는 병들었고, 아마도 고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공식교회의 일부 교회법상) 불법 주교들을 받아들여 합법 주교로 인정했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은 좀 모호하다.(편집자 주- 그 반대급부로 정부 측에서 지하교회 주교들을 얼마나 인정하고 대우할지 명확히 밝힌 적이 없다.)

이제 중국 교회는 보편교회와 일치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국 교회(공식교회)는 교황의 승인을 구함이 없이 독자적으로 주교를 뽑아 서품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 자체가 부패하고 세속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주교들이 안전하게 행동하기를 원한다면 당국의 방침에 따라야만 한다. 그것이 게임의 법칙이다. 게다가, 정부는 바티칸을 포함한 “외세”가 중국 내부 일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편집자 주- 중국은 그간 교황이 중국 주교들을 임명하는 것은 외국의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해 왔다. 교황은 바티칸시국의 국가원수이기도 하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중국 종교의 “중국화”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 교회가 세속적 부패에 물들기 시작한 것은 벌써 수십 년간이다. 부패에 찌든 공산당과 연관돼 빨간 물이 들었다. 중국 교회가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해도, 빨래 빠는 비유를 따르자면, 그 일이 하루아침에 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위에 언급된 두 주교들의 부패는 또한 왜 중국 교회의 발전 속도가 느린지 핵심 이유를 반영한다. 사목자들이 복음을 전파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호주머니만 두둑이 하는 데 더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이런 주교들이 자기 밑의 사제와 신자들에게 자기를 따르라고 설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로 요한은 중국에 있는 한 가톨릭 사제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china-church-those-with-little-faith-create-a-corrupt-institution/8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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