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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신고리 원전 5, 6호, 일부 위법 있으나 건설은 계속”

기사승인 2019.02.14  1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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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허가 취소소송 1심 선고

서울행정법원은 14일 오후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소송의 1심 재판에서 건설 과정에서 일부 위법이 있지만 건설을 취소하면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나기 때문에 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에서 인정된 위법성은 두 가지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건설 허가를 승인하는 과정에 결격 사유가 있는 위원 2명이 들어가 의결에 하자가 있다는 점과 원전을 건설할 때 중대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판을 담당한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김영희 변호사는 “(법원에서) 위법성을 두 가지 인정했으나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며 “건설을 취소하면 지역이나 원전 관련 기업에 피해가 갈 수 있어서 취소할 수 없다는 판결”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원래 위법하면 건설허가를 취소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문제가 있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소송법 제28조에서는 원고의 청구가 이유가 있다고 인정돼도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

이번 판결에서도 건설 허가의 위법 사유가 인정됐으나, 건설 허가를 취소할 때의 경제적 피해를 ‘공공복리’로 판단하고 건설 허가를 취소하지 않는 것이 더 큰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취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만, 위법성이 인정됐기에 행정소송법에 따라 소송 비용은 원고가 아닌 피고가 부담한다.

이 소송의 원고는 국민소송단 559명으로, 2016년 9월 그린피스는 국민소송단을 꾸려 신고리 5, 6호기 핵발전소 건설 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린피스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 부지에 큰 지진이 날 수 있는 활동성 단층이 많이 있음에도 제대로 된 단층 조사가 되지 않았고,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에 대비한 설계나 사고관리가 필요함에도 되지 않은 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구역 범위가 넓어졌음에도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으며, 인구 밀집지역에 지어진 점, 원자력안전위원회 의결 절차에 자격이 없는 위원들이 참여한 점 등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신고리 5, 6호기 조감도. (이미지 출처 = 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부산교구 정평위원장 김준한 신부는 “경제적 효과와 생명에 대한 위협을 비교해서 검증한다는 것 자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매몰 비용이나 사업자가 입을 피해 등을 (언급하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법체계가 환경권이나 사람이 입게 될 피해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환경 파괴와 관련된 일반 개발사업에서 비일비재”하다며 이번 판결이 부당하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탈핵을 선언했지만 핵발전소가 증설됐다”며 “영구 정지된 핵발전소들에 비해 (지난 1일 운영 허가를 받은) 신고리 4호기의 총용량이 더 늘어났다. 그런 면에서 탈핵 정부라고 하지만 핵발전소가 증설되는 것”이라 했다.

그는 “신고리 4호기부터 이미 운영 허가가 승인됐지만 신고리 4호기를 비롯한 모든 것들에 대해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탈핵 정부라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탈핵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 요구할 것”이라 밝혔다.

김 신부는 “할 수 있는 한에서 행동을 할 것”이라며 “폭력이나 불법적인 것이 아니라 정당한 저항이라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 말했다.

신고리 5, 6호기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에 짓고 있으며, 부산과 울산에 걸친 고리 원전 단지에 들어서는 9, 10번째 핵발전소다.

신고리 5, 6호기는 2016년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 허가가 나면서 본격적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원전 건설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2017년 6월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공사 재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2017년 7월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공론화위원회는 471명의 시민참여단의 종합 토론과 네 차례에 걸친 공론조사 끝에 10월 20일 공사를 재개하되, 핵발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약 42퍼센트며, 2024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은 핵발전소 24기를 가동 중이다. 이에 더해 지난 1일에는 신고리 4호기가 새로 운영 허가를 받았고, 울진에 건설 중인 신한울 1, 2호기는 올해 10월 준공될 예정이다. 그 뒤로도 신고리 7, 8호기와 신한울 3, 4호기, 천지 1, 2호기가 건설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잠정 중단됐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신재용 기자 jdragon21@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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