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환경회의 18차 총회

종교환경회의가 21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2019년 총회를 열고 실무단체와 상임대표를 선임하고 사업계획안을 확정했다.

종교환경회의의 실무단체와 상임대표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5개 종단이 1년씩 돌아가며 맡는다. 지난해 천주교가 맡았고 올해는 원불교 차례였으나 원불교가 소성리 사드 반대 투쟁에 집중하는 등 여러 어려운 점으로 천주교가 올해까지 실무단체를 맡기로 했다. 현 상임대표인 양기석 신부도 유임한다.

참가자들은 생명평화순례, 종교인대화마당, 종교인 서울탈핵순례길 행사 계획을 확정했다.

생명평화순례는 생태환경 문제가 있는 현장을 종교인들이 해마다 직접 가는 행사다. 2017년은 사드가 배치될 소성리, 지난해는 국토가 사막화되고 있는 몽골이 순례 장소였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재성 공동대표는 ‘평화 문제와 종교의 역할’과 ‘DMZ 생태평화공원’을 조화시켜 주제로 삼자고 말했다.

양 신부는 “정치권 일각과 경기도는 평화 시대가 오면 (DMZ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학술적, 자연적으로 가치가 뛰어난 부분(이 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고 각 종단의 교리와 믿음에 근거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불교환경연대 유정길 운영위원장은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거대한 강성대국을 지지하는 개발론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전략분석을 하지 지속가능한 생태순환 사회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다”며 ‘환경과 남북관계’를 주제로 DMZ 순례를 제안했다.

21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종교환경회의가 총회를 열어 실무단체와 상임대표를 선임하고, 2019년 사업계획안을 확정했다. ⓒ신재용 기자

양 신부도 “‘평화’에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평화, 통일 하면 국가가 잘 살고 커질 것이라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빈곤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인간을 소모품처럼 여기기 때문에 삶이 고단해진다”며 “종교계가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생명평화순례는 ‘평화’를 주제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참석자들은 DMZ 순례를 근간으로 세부적인 것은 운영위원회에서 정하기로 했다.

종교인대화마당은 5개 종단 활동가들이 그 해의 중요한 주제를 두고 그 안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는 ‘한반도 평화시대, 종교인의 영성’이 주제였다.

원불교환경연대 김선명 대표는 “대화와 행사만 하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며 주제를 정해서 행사를 하는 것보다는 종교인들의 실천 사례를 논의하고 이를 통해 서로 배우고 실천을 담보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주제를 정한다면) ‘기후 재앙에 대응하는 자세’를 말했다.

이에 양 신부는 “자세하게 서로 나누고 배우거나 보태는 것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6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평화’를 포함한 두 가지 정도의 주제로 대화마당을 열면서 서로의 실천을 나누는 데 시간을 나누기로 했다.

21일 종교환경회의가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2019년 총회를 열었다. ⓒ신재용 기자

종교인 서울탈핵순례길은 핵발전에 반대하는 종교인들이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점심에 서울 도심을 돌며 탈핵을 알리는 행사다. 기존 방식으로 계속 하되, 평일 낮 시간에 참여가 어렵다는 일부 의견이 있어 필요한 때에는 주말에 모이는 것으로 결정됐다.

사업계획안이 승인된 뒤 환경부 차담회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유정길 운영위원장은 “종교계에서 환경부에 메시지를 주고 압박”하기 위해 차담회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양재성 공동대표는 차담회가 노무현 정부 시절 ‘민관환경단체협의회’처럼 된다면 환경정책을 바꿔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민관환경단체협의회는 환경부가 환경단체 대표들에게 현안과 추후 있을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대표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의 모임이다.

이에 양 신부는 “(환경부에) 협의회 방식을 원한다고 제안해보겠다. 우리의 의지를 표현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종교환경회의는 2001년 5월 출범한 종교 환경단체의 연대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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