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개 해체, 1개 부분해체, 2개 개방 발표

시민단체들이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금강, 영산강 5개 보 완전 해체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환경부의 5개 보 처리방안 발표를 앞두고 한국환경회의와 4대강 재자연화 시민위원회가 주최했다.

불교환경연대 유정길 운영위원장은 “보를 당장 없애면 손해처럼 보일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다. 5개 보를 바로 해체하고, 결과를 보고 다른 보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조사평가단에 참여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활동가는 환경부가 처리방안을 결정하는데 보를 해체하면서 얻는 여러 비용과 편익이 수치로 환산된 경제성 평가를 했다며 “보수적 지표가 쓰였고, 포함하지 않아도 될 비용까지 포함됐다”고 말했다.

녹색연합 황인철 팀장은 금강 공주보에 보 해체 반대 현수막이 있었다며,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지역은 보 해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이고, 보 해체가 ‘짜맞추기식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에 대해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이야말로 지역 주민과 국민 여론을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낙동강 네트워크 이준경 위원장은 “(정부 발표의) 부족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며 “상시 개방되는 보를 더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서 모두 해체”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알리는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22일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정부의 금강, 영산강 보 처리 방안 발표를 앞두고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재용 기자

환경정의 김홍철 사무처장은 지난해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를 말하며 “처음 목적인 수질 개선, 가뭄 예방, 홍수 대비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보가 해체되는 게 맞다”며 “(보 처리 방안의) 근거를 아무리 수치로 말해도 분명한 것은 4대강 사업이 해서는 안 됐고 효과가 없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17년 5월에 제기된 4대강 사업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의 감사 보고서인데,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절차적 공정성과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이 훼손됐고 결과적으로도 비용 대비 편익이 높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치수가 수자원 정책의 핵심이던 시절은 지났다. 수질과 수환경을 어떻게 관리, 유지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4대강 재자연화는 4대강을 살리는 것뿐 아니라 대한민국 수자원 정책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색연합 상임대표 조현철 신부는 오늘 발표될 안이 “4대강 사업을 되돌리고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했다.

금강, 영산강 5개보 중 2개 보 해체, 1개 보 부분 해체, 2개 보 상시 개방

한편 환경부는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강,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금강 세종보, 영산강 죽산보는 해체, 금강 공주보는 부분 해체,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개방할 것을 제시했다.

오늘 발표된 보 처리 방안은 기획위원회가 의결한 4대강 평가 지표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평가 지표는 보가 수질이나 주변 생태 환경에 미치는 영향, 보를 해체할 때의 편익 대비 비용 분석, 국민과 지역 주민의 보에 대한 인식 및 선호조사, 보 안전성 조사 결과로 이뤄졌다.

지표 분석 결과 보를 없앨 때 편익이 제반 비용보다 더 크거나 보의 안전성이 낮으면 보를 없애고, 비용이 편익보다 더 크면 보로 인해 수질이나 주변 생태환경이 개선되는지, 물이 잘 활용되거나 보 해체를 지역 주민들이 선호하는지 등을 따져 운영 정도를 결정했다.

보 처리 방안은 국민과 지역 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구체화되고, 6월 만들어지는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확정된다. 낙동강과 한강 보는 올해 안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4대강 재자연화 시민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지난해 3월 발족했다. 4대강 재자연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부의 실천이 제자리걸음이라는 판단에서다. 시민위원회에는 천주교 창조보전연대를 포함한 18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참가자들이 보 해체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재용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