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콜텍 정리해고 문제가 꽉 막혀 있습니다. 환갑을 지낸 김경봉 조합원은 15일 있을 박영호 사장과의 협상 자리에 나가기 위해 콜텍 본사의 옥상 농성을 해제하였습니다. 임재춘 조합원은 단식 농성 31일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미사에서 임재춘 조합원이 가슴에 품고 있는 이해인 수녀의 시를 낭송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해인 수녀는 두 권의 시집과 함께 손 편지와 카드 시 등을 전달했습니다. 이해인 수녀는 “힘들어도 힘내시길 함께 기도드린다”며 “늘 다시 시작하는 오늘의 기쁨이 있기를” 소망하셨습니다. 또한 임재춘 조합원이 단식 30일차를 넘고 있다고 전하니 “임재춘 형제님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꼭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당부를 전해 들은 임재춘 조합원은 “시집 선물을 잘 받았다”라며 “열심히 읽고 발표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임재춘 조합원이 가슴에 품고 있는 이해인 수녀의 '나를 위로하는 날'이란 시를 소개하며, 콜텍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콜텍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13년과 임재춘 조합원의 단식 농성을 전해 들은 이해인 수녀가 "임재춘 형제의 건강이 걱정된다"라며, 광안리 분도수녀원에서 "나를 위로하는 날"이라는 시를 직접 써서 임재춘 형제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이해인 수녀는 임재춘 조합원에게 “힘들어도 힘내시길 함께 기도드린다”며 위로했다. ⓒ장영식

 

나를 위로하는 날

- 이해인 수녀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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