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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누구 편인지 잘 모르겠다

기사승인 2019.04.17  15: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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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학대 문제 주교회의 의장단총회를 보는 한 아시아인의 관점

(버지니아 살다나)

지난 2월에 로마에서 성직자 성학대에 대한 전 세계 주교회의의장단 회의가 열리고 있을 때, 성직자에 의한 성학대 피해자와 활동가들의 의견은 전 세계 언론과 가정에 울려 퍼졌다.

이 자리에 모인 190명의 주교들은 몇몇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준비위원회는 회의 하루 전날 로마에서 12명의 피해자와 만났다.

영국의 빈센트 니콜스 추기경과 독일의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은, 전 세계에서 모인 피해자, 활동가들과 만나 소통하라는 피해자 단체 ‘성직자 성학대 끝내기’(Ending Clergy Abuse, ECA)의 초대를 수락했다.

나도 이 단체의 초대를 받아 지난 2월 17-25일에 로마에서 ECA 모임에 참여했다. 인도와 아시아 지역을 대표해서인데, 이 지역은 아직도 성학대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재갈 물려지고, 억제되며, 드문드문한 곳이다.

의장단회의 첫날 기자회견에서, 놀라운 일도 아닌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주교들이 자기네에게는 성학대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는 말이 나왔다. 반대 증거가 상당히 있음에도 그랬다.

회의 첫머리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려하고 실행해야 사항 21가지가 적힌 문서를 참가자들에게 나눠 줬다.

이 회의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학대에 초점을 뒀다. (성학대당하기에) 취약한 성인도 암묵적으로 포함됐지만 “취약한 성인”이 무엇인지 그 정의는 모호했다.

아시아에서는 힘든 상황에 처하면 사제들을 찾아가곤 하는 수녀들과 취약한 여성들의 성학대가 큰 문제인데, 특히 (교구에 크게 의존하는) 교구립 수도회에 속한 수녀들이 그렇다.

회의장에서 발언한 이들은 모두 다 피해자들의 상처에 대해 진심이 느껴지는 발언들을 했다. 서구 주교들이 성학대 문제를 솔직히 다룬 반면, 아시아 출신의 두 성직자는 전형적으로 절제된 방식으로 짧게 다루었다.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십자가형을 당하는 예수의 고통에 비교하며 감정에 복받쳐 말했다. 그는 주교들이 “피해자의 상처들”을 느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도의 오즈월드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학대의 경험은 이 세계의 특정 부분들에서 극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교들의) 단체적 책임에 대해 말하면서, “그런 사건들에서 우리 자신에 피해를 줄까 걱정할 필요가 없는 형제적(fraternal) 관계”를 배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형제적 교정을 권했다.

미국의 블레이즈 조셉 수피치 추기경은 식별과 개혁에서 “교회 전체를 관통하는” (모든) 세례 신자들 간의 공동합의성, 또는 상호 듣기의 절차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에 발표한 자의교서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처럼’(Come una Madre Amorevole)을 언급하며 이 문서를 다시 읽어 볼 것을 권했다.

교황은 2016년 6월 4일 발표한 이 자의교서에서 “교회법에는 이미 ‘중대한 사유’로 교회 직무에서 해임할 가능성을 말해 두고 있다”면서, “이러한 ‘중대한 사유’에는 주교가 자기 직무 실행을 소홀히 하는 것이 포함되며, 특히 미성년자와 취약한 성인에 대한 성학대 사건들과 관련되어 그러하다”고 밝혔다.

수피치 추기경은 또한 공동합의성(synodality)에 뿌리를 둔 네 가지 지향을 제안했다. 즉 근본적(radical) 듣기, 성학대 예방을 위한 책임성의 구조를 구별하고 건설하는 모든 노력에서 평신도 신자를 참여시키는 움직임, 상호적 지식의 호혜적 교환을 위한 지속된 단체성(collegiality), 모두를 위한 자비로운 동반.

지난 2월 23일, 인도의 버지니아 살다나(가운데)는 인도와 아시아 지역을 대표해서 로마에서 열린 '성직자 성학대 끝내기'(ECA) 모임에 참여했다. (사진 출처 = UCANEWS)

교황청 신앙교리성 차관보인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는 어떤 성직자에게 성학대 혐의가 있을 때 교회법적 처리 절차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이 절차는 성직자들에게 너무 유리하고, 피해자의 권리는 이런 권리를 깡그리 무시할 수도 있는 주교들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바티칸에서 열린 주교들의 한 모임에서 연설을 하도록 세 여성이 초대됐다. 이들의 연설은 용감하고 직설적으로 강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상처들에 관해 말하도록 여성을 초청하는 것은.... 우리가 아주 단호하게 취해야 할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함을 언급했는데,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는 이런 문화를 배양해 왔지만 지난 10년간은 후퇴했다.

나이지리아의 베로니카 오페니보 수녀는 “우리(가톨릭교회)는 윤리 규범, 가치관, 선한 행위의 보관관리자인 것처럼 자신을 자랑해 왔다. 때로는 위선자였던가? 그렇다! 왜 우리는 이토록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는가?”라고 꾸짖었다.

멕시코 언론인인 발렌티나 알라스라키는 “주교들은 학대 편에 설지 피해자 편에 설지 선택할 필요가 있다. 범죄를 은폐하는 것은 범죄 자체만큼이나 심각한 일이다. 여러분이 우리들을 겁내는 것은 맞다. 우리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언론인이므로 여러분에게는 최악의 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경고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 부서의 린다 기소니 차관보는 “주교들은 피해자들 앞에서 회개하며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그게 교회지도자들이 과거의 해로운 행위들에 책임을 질 생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적절한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주교들은 이번 주교회의 의장단 총회가 끝날 때까지도 피해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지도 않았고 자기들이 누구 편에 서 있는지 명확히 보여 주지도 않았다. 피해자들이 (교회가) 절대무관용 원칙을 그대로 보여 달라고 ECA를 통해 청했지만 이는 무시되었다.

이번 총회는 “절대무관용”(zero tolerance)이라는 용어가 가해자를 처벌하라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두려워하면서 쓰기를 꺼렸다. 이 건은 “문제의 모든 측면을 다루지 못하는, 제한된 접근법”이라고 언급됐다.

“유죄가 판명 전에는 무죄”의 개념, 그리고 국법에서 금지되지 않은 한 국법에 따른 처리 절차와 별도로 교회법적 절차를 밟을 필요성에 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어떤 종류이든 처벌을 논의하는 문제에는 (과거와) 의미 깊은 차이가 있었다.

폐회 전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학대 현상을 악의 힘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겸손, 자기 고발, 기도, 회개만이 이 악의 영을 극복할 길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교회 안과 밖의 이 악과 싸우려는 교회의 다짐을 반복하면서, “만약 교회 안에서 성학대가 단 한 건이라도 보인다면, 최고로 심각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분석에서, 사제들의 성학대 보고를 처리하는 절차를 어떻게 만들고 실천하느냐는 개별 주교회의에 맡겨졌다.

주교회의들은 이 회의 뒤 한두 달 안에 교황청에서 발표할 새 “안내서”를 따라야 한다.

성학대를 처리하는 과정과 실행에 전문가와 평신도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됐지만, 그것을 확인 점검하는 메커니즘은 구체적으로 쓰이지 않았다.

때문에 각자의 나라에서 성학대 피해자와 활동가들은 교회를 괴롭히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뭔가 구체적인 것이 나오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압력을 받는다.

언론은 교회 안의 흠 없음을 향한 이 긴 순례길에서 의지할 만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다.

(버지니아 살다나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평신도국 총무를 지냈으며, 현재는 인도 뭄바이에서 자유기고가로 살면서 여성문제에 힘을 쏟고 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com/news/bishops-summit-on-sex-abuse-an-asian-perspective/84927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편집국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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