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성모와 성자. (이미지 출처 = Pixabay)

5월 달력을 올리면서

- 닐숨 박춘식

 

? 엄마 엄마, 왜 하느님은 안 보여요

- 하느님은 너무너무 크신 분이셔서 그렇단다

 

? 엄마 엄마, 미루나무는 왜 하늘만 보고 있어요

- 하느님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5월 달력을 올리면서 엄마는,

하늘 엄마에게 뜨겁게 호소합니다

 

! 철없는 제 아이가, 가끔은

! 저를,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여기도록 도와주세요

! 하늘 엄마야, 하늘 엄마야,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4월 29일 월요일)

 

20년 전쯤, 딸 걱정하는 자매에게 ‘수녀원에 보내시지요’ 했더니 버럭 화를 내며 “딸이 열 명이라도 수녀는 절대 안 시킵니다” 하였습니다. 자기 본당 신부가 수녀에게 ‘야 수녀야 이리 와’라고 말하여 질겁했다면서, 신부가 수녀를 종으로 여기는지, 하찮은 일꾼으로 여기는지 대우하는 모습이 전혀 안 보여, 딸에게 ‘수녀원 입회 절대 불가’라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성모님의 달을 시작하면서 이런 말씀 드리는 이유는, 가정교육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말씨의 중요함을 보여 주면서, 가끔은 성모님의 모습을 느끼도록 기도와 언행에 노력하여야 함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적다가 “야 수녀야!”라고 말한 그 신부의 부모를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불쑥 올라옵니다. 만나게 되면, 제가 큰절을 드리면서 ‘나이 90이 넘은 주교나 신부라도 젊은 수녀에게 한 마디라도 반말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라고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예수님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르코 복음서 10,45)는 말씀하셨다고, 신부 아들에게 간곡히 당부하라고 간청하고 싶습니다. 갈수록 부모 노릇이 힘들기 때문에 오월에는 더더욱 성모님에게 매달리듯 기도하시기 원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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