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가장 연대적인 사람 - 맹주형]

지난 3월 28일 ‘4대강 보해체저지 범국민연합’ 발대식이 있었다. 이 단체에는 4대강 건설에 앞장섰다가 정치적으로 심판받은 이재오 전 국회의원과 좌파 척결 등을 정책으로 내건 ‘기독당’을 만들고, 세월호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하라고 망언한 전광훈 현 한국기독교총연합 대표 회장 등 정, 관계, 종교계 인사들과 2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4월 25일 이 단체 이재오 대표는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4대강 보 해체는 “과거 정부의 치적을 폄하하려는 오로지 정치적 목적”이라 말하며 보 해체에 대해 “국론분열과 국가 기간시설을 파괴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5월 2일 서울역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이들 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4대강과 보 전문성을 가진 단체들이 모인 집회로 보기 어려웠다. 매주 열리는 광화문 태극기 집회 모습 그대로였다. 트럭에 ‘NO 국토파괴’, ‘STOP 혈세낭비’ 등 현수막은 붙었지만 “문재인 타도”와 “공산주의 저지” 등 이념적, 정치적 구호가 난무했다. 그리고 이 집회에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4대강 보 해체하는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 청와대를 폭파시키겠다.”는 망언을 했고, 현재 그를 내란죄로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은 12만 명이 넘었다.

이들이 서울역 집회 때 붙인 현수막 ‘NO 국토파괴’, ‘STOP 혈세낭비’는 그대로 2010년 이명박에게 외치던 국민의 소리였다.

5월 2일 서울역에서 열린 '4대강보해체저지범국민연합' 집회 현수막. (사진 제공 =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 실무진의 설명을 들어 보았지만, 우리 산하에 회복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대규모 공사를 국민적인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수많은 굴삭기를 통원하며 한꺼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욕심으로 인한 경솔한 개발의 폐해가 우리 자신과 후손에게 지워질 때, 이 시대의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 2010년 당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장 강우일 주교)의 입장이었다.

그랬다. 결국 4대강 난개발 공사로 강은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 수질은 악화되어 매년 녹조가 창궐하고 붕어조차 살지 못해 죽어 떠오르고,(2014년) 강바닥에는 큰빛이끼벌레가 창궐하고,(2015년)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모든 강에서 발견되었다.(2016년) 수 생태계는 망가졌고 어부들은 생업을 포기했다. 이 모두가 불법이었고 결국 22조 원 -국민 1인당 45만 원씩 돌아갈 수 있는- 국민 혈세가 들어간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의 사기극으로 드러났다. 이게 진실이다.

이명박 4대강의 폐해를 촛불의 힘으로 회복하려는 것이 ‘4대강 재자연화’다. 촛불 시민의 노력으로 환경부에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 평가단이 꾸려졌다. 민, 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은 보 개방 모니터링과 하천 각 분야의 종합평가를 통해 우선 금강, 영산강 일부 보에 대한 상시 개방과 해체를 결정했다. 그러자 금강에는 흰수마자가 돌아왔다. 자갈과 고운 모래가 다시 쌓여 물떼새가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기 시작했다. 보 개방 이후 자연이 가진 생명력을 다시 확인하였고, 이것이 우리 후손을 위한 모든 보 해체의 이유다.

4대강은 그대로 두어야 했다. 뼈아픈 교훈이고 문재인 정부는 새겨들어야 한다. 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 성산에 건설하려 하는 제2공항과 도로 확충이라는 이유로 무참히 베이고 있는 비자나무들. 한반도 평화시대는 꼭 이루어야 하지만 그 와중에 DMZ 생태계 내 보존을 빌미로 전망대 건설 등 난개발 계획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그대로 두어야 한다. 우리 후손이 잘 살기 위한 진정한 개혁은 생태 보존이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신명 30,19)

5월 3일 광화문광장에서 종교환경회의 주관으로 열린 '생명의 4대강 회복을 위한 종교인 기자회견' 모습. (사진 제공 = 종교환경회의)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연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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