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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 아닌 주민 삶 문제"

기사승인 2019.05.07  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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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제재 줄이고 인적 교류 늘려야 - 의정부 교구 열린 세미나

국제NGO들은 북한의 현재, 그리고 남북교류와 지원의 방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인도적 차원에서 경제 제재는 줄이고 인적 교류를 늘려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함께 진행한 열린 세미나는 6일 의정부교구청에서 ‘국제NGO에서 바라본 오늘의 북한과 남북 교류의 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사제와 수도자, 신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북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국제NGO ‘한스자이델재단’과 ‘국제적십자위원회’ 한국사무소 대표가 참석해 발제했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강주석 신부는 이번 세미나 주제와 관련, “남북관계가 고착상태이고 북미관계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 NGO 활동을 통해 교회가 할 수 있는 활동의 실마리를 고민하고자 마련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6일 의정부교구 민화위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가 '국제NGO에서 바라본 오늘의 북한과 남북 교류의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정현진 기자

“인도주의적 지원, 정치적 제재와 다른 차원으로 진행되어야"

한스자이델재단은 1967년에 설립된 독일 정치재단으로 ‘민주주의와 평화 및 발전을 위한 봉사’를 모토로 독일과 세계 65개국에서 민주시민교육, 개발협력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도 진출해 30여 년 한반도 화해 정착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독일 분단과 통일의 경험을 공유하며, 특히 북한에서는 환경과 관련된 평화적 지역발전 사업을 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2002년부터 북한에서 활동했으며, 평양에 북한사무소를 두고 있다. 북한에서는 주로 신체재활, 보건, 도시 식수 공급과 위생, 무기오염 제거와 재발 방지, 식량안보, 제네바협약(국제인도법)에 대한 인식 확대 등을 위해 활동한다. 2018년 현재 북한사무소에는 제네바 파견 요원 6명과 17명의 북한 직원이 일하고 있다.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베른하르트 젤리거 소장과 국제적십자위원회 한국사무소 찰스 사브가 대표는 각 단체의 성격과 활동 내용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대북 지원에 우선되어야 할 것은 ‘인도적 교류와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젤리거 소장은 가장 발달한 도시인 평양에는 물적 토대와 소비 문화가 발달하고 있지만 그 외 지역과 편차가 극심해 대부분의 주민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북한이 원하는 기술 지원보다는 인도주의적 지원과 산림 조성 등을 통한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연재해 피해를 막는 것에 주력한다는 그는 2015년 8월 북한 선봉 홍수 피해의 예를 들며, “산림이 파괴되어 홍수를 막지 못하고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무엇보다 걱정해야 할 것은 이러한 인재”라며, “식량 원조나 경제발전 지원 등도 중요하지만 재해, 재앙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인권과 핵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세계 식량기구 등 북한이 국제 기구 기준에 맞는 국가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스자이델재단은 이와 함께 북한의 의료 지원, 식수공급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젤리거 소장은 “특히 북한의 농촌지역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식량 문제, 위생과 공중보건 문제와 연결된다. 유엔 제재에 위반되지 않도록 물밑 지원과 인적 교류를 확대하며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십자위원회 찰스 사브가 한국사무소 대표는 북한 지원 활동 가운데 특히 북한 주민들의 신체장애 재활, 무기 오염에 따른 주민 피해 방지, 응급대비 능력 향상 활동 등을 소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발표 뒤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정현진 기자

"인도적 지원은 무기 지원이 아니라 무기 오염에서 주민 보호하는 것"

사브가 대표는 북한 지원의 중심은 대체 역할이나 대체 물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기술과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같은 중립적 기관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제재 완화 요구를 하고 있다. 또 인도적 지원 활동은 북한 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 사회 내에서도 제네바협약(국제인도법) 내용을 알리고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의료, 물공급, 심신 장애인들에 대한 재활과 지원 필요성과 함께 무기 오염에 따른 피해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에는 한국전쟁으로 남아 있는 대인지뢰나 불발탄 사고로 사상자가 나고 있다. 이러한 무기 오염 피해자를 위한 의료 지원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뢰와 불발탄을 안전하게 제거해 재발을 방지하는 활동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사브가 대표는 “인도주의적 지원 역시 북한 당국의 협력, 남북간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소통이 필요하다”며, “북한 주민에 대한 구체적 지원뿐 아니라 북미 회담, 남북 회담, 이산가족 상봉 등 다방면에서 인도주의적 노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뒤에는 참가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우선 지원 사업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묻는 질문에 대해 사브가 대표는 “북한 적십자위원회 활동은 인권 운동을 위해 일하는 이들과도 협력하고 있으며, 서로 그 태도가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에서 북한을 특별하게 바라보고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며 편견을 경계했다.

또 북한 경제 제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제재 과정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치적 제재이고 그 피해자는 민간인들”이라며, “정치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제재 완화는 인도적 고려를 통해 이뤄지기를 바란다. 제재가 안보라는 당위성을 갖고 있지만,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인권과 양측의 이해를 위해서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세미나 뒤에는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진행하는 '평화사도 월례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베른하르트 젤리거 박사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간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만나고 교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 접촉하고 교류하고 싶어 했지만 실제로는 아주 적게 이뤄지고 그것은 대부분 정치적인 이유였다”면서, “그러나 북한과 보다 적극 교류해야 하고, 특히 남북 정부가 더 자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질적 지원, 인간적 지원이 있는데, 인간적으로 자주 만나는 것이 보다 중요하고 그래야 신뢰를 찾고 불신을 허물 수 있다”며, “남한에서 안보를 우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교류를 너무 위축되게 만든다. 남한이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북에 대해 보다 열린 태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북한 사회가 올바른 가치를 갖고 변화하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교회적으로도 순교자의 고향이자 그 후예들이 있는 북한 교회를 신뢰해야 한다. 또 현재 북한의 이데올로기가 무너지면 정치적 극우 세력이 생기고 물질주의가 스며들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가치를 심어 줄 수 있도록 남한 교회가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필요할 경우 국제 제재를 인정하지만, 그 목적과 방법, 기간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조치들(제재)의 참된 목적은 협상과 대화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제재가 결코 국민 전체에 대한 직접적 처벌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 전체, 특히 그 가장 취약한 구성원들이 그러한 제재로 고통받게 되는 것은 정당한 일이 아니다. 특히 경제제재는 지극히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수단이며, 엄격한 합법적 윤리적 기준을 따라야 한다. 경제 봉쇄는 기간이 한정적이어야 하며, 그에 따른 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때는 정당화될 수 없다.”("간추린 사회교리", 507항)

이날 세미나 뒤에는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매월 진행하는 ‘평화사도 월례미사’가 봉헌됐다.

강주석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의 맥락과 목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북한 제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고,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강 신부는 "간추린 사회교리"에서 가르치는 국제 제재의 내용을 소개하고,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북한 지도층을 변화시키거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북 제재는 핵개발 이전인 1950년부터 시작된 것”이라면서, “제재의 정치적 목적이 있지만 종교는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그 평화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함께 생각하자”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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