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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대 처리를 위한 커다란 전진

기사승인 2019.05.14  14: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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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자의교서 발표, "은폐도 성학대와 같이 처리", "주교들도 똑같이"

(마이클 윈터스)

교황청은 천천히 움직인다. 미국 뉴잉글랜드 말대로 “1월 세찬 바람 속에 언덕을 올라가는 중고차처럼” 말이다. 그래서 지난 2월에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이 모여 가톨릭교회 내 성직자 성학대 문제를 토론한 지 3달도 안 되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자의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Vos Estis Lux Mundi)을 내서 전 세계 교회가 성학대와 그 은폐에 관해 지켜야 할 새 교회법을 세운 것은 아주 주목할 만하다.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만든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 의장인 미국의 션 오말리 추기경은 <NCR>에 보내온 전자우편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월 회의의 결과라고 언급했던 ‘구체적 대책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월에 자의교서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를 내서 우선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성학대 사건의 보고를 의무화한 것이 그 첫 번째였고 이번이 두 번째다. 그 기준들이 이제는 바티칸뿐 아니라 보편교회, 즉 전 세계에 걸쳐 적용되는 것이다.

이 문서는 첫 부분에서 전 세계 모든 교구는 성직자 성학대 건을 신고하는 데 필요한 절차들을 (현재 없으면) 오는 2020년 6월까지 갖추도록 했다. 그리고 이 절차는 “공개되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믿음직”해야만 한다. 고발된 자가 (신고를 접수, 처리하는 이의) 좋은 친구라거나 옛날 신학교 동창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뭉개버리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더하여, “힘없는 이들”을 성학대하는 것은 이제부터는 아동 성학대와 같은 절차로써 처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신학생이 (상급에 있는 사제, 주교 등에게) 폭행당하는 것과 같은 권력 남용 사례들은 한 미성년자를 성학대한 것과 같이 간주된다. 그리고 당신이 성품을 받은 자, 또는 수도회에 속한 자라면 이제부터는 성학대를 알게 되면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그런 일을 보거나 듣고서 없던 일처럼 무시해서는 안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전체 교회에 대하여, 지역 주교에서 교황청의 고위직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신고를 받고 처리함에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알렸다. 이 절차에 관여된 모든 이에게는 처리할 시한이 정해졌다. 관구장대주교가 (관구 안 속교구의) 한 주교에 대한 혐의를 교황청에 통보하면, 교황청의 관할 부서에서는 30일 안에 응답해 줘야만 한다. 조사관은 30일마다 교황청에 보고서를 내야 하며 모든 조사는 90일 안에 끝나야 한다. 이는 교황청에 쌓인 서류 속에서 혐의가 묻혀 버려서는 안 된다는 실제 문제 때문이다. 성학대 신고는 그 부서의 업무 중에 우선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한을 둔 것은 그간의 바티칸 문화에서는 전례가 없던 것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의 문화를 진짜 바꾸려고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다. (편집자 주- 한국 천주교회에는 관구가 서울, 대구, 광주 등 3개가 있다. 다른 교구들은 각기 서울대교구, 대구대교구, 광주대교구 가운데 하나의 속교구다. 천주교회는 각 교구가 거의 개별적으로 움직이지만, 이번 조치에서는 하나의 자치 단위로서 그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목해 온 지역별 주교회의 외에, 관구 단위, 즉 관구장인 대교구장들의 전통적인 권한과 의무가 다시금 상당히 강조되고 있다.)

자의교서에는 또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는데, 성학대나 은폐가 있다는 신고자를 보호할 필요에 대해 다룬 곳이다. 신고자는 보복이나 차별로부터 보호되며, 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특히 그간 교회가 해오던 것처럼) 자기 친구나 가족에게, 또는 대중에게 말하는 것이 금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피해자들에게 자기들 사건의 종결에 관한 정보를 받아볼 자격도 주고 있다. (피해자로서) 마리 콜린스가 앞서의 아동보호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다가 사퇴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한 고발건을 접수했다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편지로써 인정하기조차 거부했던 것임을 기억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조직 전체에 명확히 통고한 것이다. 비인간적이기를 그만두라고.

2018년 8월 2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더블린에서 성모 대성당을 방문하고 성학대 희생자들을 위해 촛불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NCR)

이 문서의 두 번째 부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주교들과 수도회 장상들에 대한 고발을 다룬 부분이다.

오말리 추기경은 “이번 문서로 주교들과 수도회 최고장상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새로운 절차규범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조사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지만, 성학대든 은폐든 간에 관구장대주교(대교구장)가 이들에게 제기된 혐의를 조사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 첫째다.”

그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어 보자: 성학대 은폐는 성학대 자체와 같은 무게와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이것이 바로 이 추문을 관통해 온 교계제도 문화를 바꾸는 방식이다. 은폐는 성학대가 신고되어야만 하는 것과 똑같이 신고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하기는 어렵다. 조사에 개입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즉 어떠한 사법방해도- 이번 자의교서를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각 지역 주교회의들은 각자 여건에 맞는 다른 접근법을 택할 수 있다. 이번 자의교서에 나온 “관구 단위 (자치) 제안”은 지난해 11월에 열렸던 미국 주교회의에서 처음 나왔던 것으로, 각국 주교회의에서는 이를 택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기존 교회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론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의 제안과 당시의 제안들이 정확히 얼마나 다른지를 알기 위해서 공의회 당시에 이 문제를 정리했던 교회법학자들의 생각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교가 자기의 혐의를 조사한다는) 이해 상충의 문제를 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지금 (성학대) 문제에서는 더욱 뚜렷한바, 이는 당시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각 주교회의가 어느 처리방법을 선택하든, 평신도의 참여는 권고는 되지만 필수는 아니다. 여기에 많은 이가 실망할 것이고, 나는 왜 평신도 참여가 의무로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레이먼드 아로요, 팀 부시, 존 가비, 조지 비겔 등과 같은 (보수적, 엘리트주의적) 미국 평신도 지도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판하고 교회개혁 제안들을 자기네 이념적 잣대에 맞춰 바꾸려는 일의 일부로 (평신도 참여를) 이야기해 온 데에 교황청이 겁먹어서일 수도 있다.

이번 개혁이 불충분하다고 보는 이들이 일부 있다. 보기를 들자면, 나는 이번 문서가 (성학대) 혐의들을 국가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지 않고 오직 교회법에서만 신고를 의무화했다고 불평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성폭력) 신고 의무는 각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 미국에서도 주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국법에 신고 의무가 없고 교회는 (다른 이유로) 아주 고통받는 처지의 나라들도 있는데, 이런 곳에서 국가 당국에 신고를 의무화하면 무죄한 사람들에게 진짜 해를 줄 수도 있다. 이처럼 나라별로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에 단일 접근법은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비판은 분명히 나올 것이다. 또한 이번 문서는 국법에서 신고를 의무로 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교회 사람들은 따라야 한다고 정했다.

그럼에도, 늘 찬웃음만 날리는 사람이라 해도 이번 발표에서 인정해야 할 점이 있다. 내용이 아주 철저하고, 문서가 만들어져 선포된 시간이 아주 짧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번 조치가 제대로 수행될까? 어떻게 보자면, 이미 수행됐다. 이 문서에서 정리된바 주교를 조사하자는 제안은 예전에 추기경이던 시어도어 매캐릭 건에서 일어났던 일 거의 그대로다. 고발이 뉴욕 대교구에 전해졌고, 뉴욕 대교구는 교황청과 접촉했으며, 교황청은 대교구가 조사를 실시하도록 승인했고, 조사결과는 로마로 보내졌고, 이를 바탕으로 교황은 (그를 추기경직에서 해임하고, 나중에는 아예 사제복을 벗긴) 판결을 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판하는 이들이 즐거워하기를 거부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교황청 안에서 “그러면 주교들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불평하면서 필사적으로 개혁을 미워해 온 이들, 이들은 이번 문서에 의해 완전 입이 막혔다.

그리고, 우리 분명히 하자. 이 성학대 추문이 1980년대에 처음 터졌을 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대충 흐리게 뭉개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지금까지의 패턴을 정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일반 성직자들이 저지른 사건을 처리하는 데는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보다는 훨씬 더 강한 자세를 취했지만, 아동들을 보호하지 못한 주교들을 제거하는 일은 그에게는 너무나 먼 다리, 즉 이루기 너무 힘든 과제였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문서에서 <NCR>에 있는 우리들이 내내 해 왔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즉, 이 성학대 위기는 전체 교회에 영향을 주고, (더 깊은) 문화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경계해야 하며,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이걸로 싸움은 끝인가? 물론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실제 실행되어야 할 것이고, 지연 전술에는 강하게 맞서야만 한다. 각 주교회의에서는 이 문서에서 요구한 대로 필요한 절차들을 정리해 만들어야 하고 교황청의 부서들은 구성원들을 새 절차를 잘 처리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는 절대 한낱 아기가 한 걸음 앞으로 뗀 것이 아니다. 나는 오늘 아침 발표된 이번 개혁이 이처럼 철저하리라 예상하지 않았다. 이렇게 철저하다니 나는 참 즐겁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accountability/distinctly-catholic/new-rules-abuse-mark-major-step-forward

https://www.vaticannews.va/en/pope/news/2019-05/pope-francis-motu-proprio-sex-abuse-clergy-religious-church.html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편집국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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