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토란 잎. (이미지 출처 = Flickr)

뜨거운 유월의 기도

- 닐숨 박춘식

 

 

송곳 같은 땡볕으로 살갗이 따끔따끔할 때

유월의 소나기가 와그작작 쏟아집니다

토란 잎을 들고 뛰어가던 그 여름 그리고

지나간 그 빗줄기도, 시방 곰곰이 바라보니

미소짓는 하느님의 평온함이 아련히 비칩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오 복음서 11,29)

 

뜨거운 이번 유월에는

매일 아침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시편 51,12)

라고 기도하면서 정신을 맑게 헹구고 싶습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6월 3일 월요일)

 

유월에는, 예수님의 성심을 묵상하면서, 뜨거운 날씨를 잊을 정도로 기도를 바치는 열의를 가지시기를 부탁드려도 될는지요. 그리고 유월이면, 수많은 전사자들의 허밍 음악이 들립니다. 목숨까지 바쳤건만 아직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가득 부풀려 있습니다. 거룩하신 예수님 마음 안으로 우리 기도를 모아 전달하면 유월의 한도 위로를 받으리라 여깁니다. 성월 기도를 바칠 때, 유월의 혼령들을 기억하여 주신다면 망자와 그 유족들에게 큰 위안이 되리라 여깁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당신 마음을 겸손한 마음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잊지 마시고, 성심 성월의 기도에는 특별히 겸손한 자세를 가지심이 아주 좋을 듯합니다. 잊지 말아야 하는 엄연한 진리는, 하느님은 거만한 사람에게 편을 들어 주지 않으신다는 사실입니다. 깊이 묵상하면 이 말은 매우 무서운 말이라 여겨집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