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주일이나 축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회중들이 듣게 되는 성경의 말씀은 1독서, 2독서 그리고 복음, 이렇게 세 가지가 됩니다. 그 외의 평일미사에서는 2독서가 없습니다. 1독서와 복음, 두 가지만 읽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미사에 참례하지 않은 이상, 이 독서들이 서로 의미를 주고받고 있음을 느끼셨을 겁니다. 좀 더 예민하신 분들은 1독서와 2독서 사이(혹은 1독서와 복음 사이)에 불리는 화답송(시편을 노래합니다)도 그날의 독서와 복음 내용에 부합하고 있음을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에서 발행하는 매일미사 2019년 다해 6월호 표지. (이미지 출처 = 성물방)

이렇게 전례시기에 따라 정해진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전 세계 가톨릭 교회가 같은 날 같은 말씀을 듣게 된 기준은 1969년에 발행된 "미사 독서 목록 지침"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설정된 지침입니다.

대략 설명하자면, 주일과 축일의 독서 목록과 평일의 독서 목록이 약간 상이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주일과 축일의 첫째 독서는 구약에서 읽고, 둘째 독서는 신약에서, 그리고 복음은 복음서에서 읽습니다.

주일과 축일에는 3년 주기로 성경 독서가 배정됩니다. 즉, 3년마다 같은 본문을 읽게 됩니다. 

평일의 독서에서는 첫째 독서를 구약이나 사도서(서간 또는 요한 묵시록, 부활 시기에는 사도행전)에서 읽습니다. 그리고 복음을 읽습니다. 

사순, 대림, 성탄, 부활 시기의 평일에는 해마다 같은 독서를 하게 됩니다. 

반면에, 연중시기의 평일 독서는, 복음은 해마다 같은 본문을 읽지만 첫째 독서는 2년으로 나누어 배정하였습니다. 즉, “홀수 해”와 “짝수 해”로 나누어 같은 부분을 2년마다 되풀이하여 읽게 됩니다. 올해는 2019년이니 홀수해에 해당하는 독서를 하는 것이지요.

기타 고유하게 기념해야 하는 성인의 축일이나 기념일에는 고유한 부분이 정해져 있습니다. 

구성이 이렇다 보니 전례시기에 따라 비슷한 내용의 독서가 되풀이 된다는 기분은 그냥 기분이 아니라 그렇게 의도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입니다. 또한 일년 365일 미사를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세 해를 지내면 신구약을 통독하는 셈이 됩니다. 삼 년치 “매일미사”를 모으면 거의 신구약 합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능한 독서를 귀로 잘 경청하는 노력을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때 미사에 참례한 회중을 위해서 독서자도 정확하게 발음하여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경 써서 정성껏 경청할 때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듣는" 행위는 “이스라엘아.… 들어라”(신명 4,1)에서 하느님께서 요청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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