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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히 주님의 길을 향해

기사승인 2019.06.27  14: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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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우 신부] 6월 30일(연중 제13주일) 1열왕 19,16ㄴ.19-21; 갈라 5,1.13-18; 루카 9,51-62

지난 주일 본당에 13명 아이들의 첫영성체가 있었습니다. 5월 중순에 부모님들과의 첫 모임을 시작으로 1주일에 4번씩 교리수업과 미사참석, 가족 성경필사 등 인고의 노력을 통해 모든 어린이들이 첫영성체를 받았습니다. 물론 마지막에는 첫영성체에 빼놓을 수 없는 교리시험과 기도문 외우기 등의 찰고도 있었습니다.

사실 첫영성체를 시작하면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많은 부분에서 걱정을 합니다. 그중에 아이들의 걱정은 사실 직접적입니다. ‘기도문을 외울 수 있을까?’ 정도의 고민이지요. 부모님들의 고민도 존재합니다. 많은 분이 공감하시겠지만 주로 이러한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학원 때문에 매일 평일에 시간을 빼기가 힘듭니다. 혹시 1주일에 하루쯤은 빠지면 안 될까요?’. ‘오고갈 때 차량이 걱정입니다’, ‘직장을 다녀서 매일 신경 쓰기가 힘듭니다’ 같은 걱정들입니다. 그런 걱정을 가진 부모님들과의 첫 모임에서 저는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첫 영성체는 아이들의 신앙의 첫 자리입니다. 적어도 이 시기만큼은 타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들에게 ‘주님을 향한 길’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면 모자란 부분은 그분께서 채워 주실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하고 일단 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서로 모여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해 부족한 것들을 채워 나가면서 수녀님과 함께 무사히 한 달간의 교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축하를 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수녀님과 걱정과 염려를 극복한 아이들의 부모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주님을 향한 길에 있어 존재하는 걱정과 염려. 이번 주일 말씀들을 묵상하면서 떠올랐던 주제입니다. 주일 제1독서와 복음에서 우리는 주님의 길을 떠나기 전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먼저 열왕기 상권에서 등장하는 엘리사는 그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하고 엘리야를 따라 주님의 길을 따라 나섭니다. 엘리사는 부모님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 대신에 매우 상징적인 행동을 보여 줍니다. 자신의 소를 부리기 위해 사용하던 쟁기를 부수어 고기를 구웠다는 것입니다. 이 모습을 통해 엘리야를 따르기 위한 엘리사의 굳은 결심을 보게 됩니다. 그렇게 1독서에 등장하는 엘리사의 모습은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굳건한 마음이 필요함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여정에는 분명히 인간적 걱정이 존재합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부모님들이 가졌던 걱정처럼 말입니다. 

성당에서 아이들이 첫영성체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 양산 성당 홍보분과)

오늘 복음에서도 자세한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맥락의 장면이 펼쳐집니다. ‘나를 따라라’(루카 9,59)라는 주님의 말씀에 두 명의 사람이 인간적 걱정을 이야기합니다. 엘리사와 같이 모두 가족과 연관된 문제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 두 사람에게 즉시 당신을 따를 것을 말씀하십니다. 사실 인간적인 마음으로 보기에는 주님의 말씀이 섭섭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복음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아주 명확합니다. 주님의 길을 따라 나서기 위해서는 ‘즉시’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들 때 바로 다른 부수적인 것에 신경을 쓰지 말고 오직 본질적인 것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살게 되는 결과를 제2독서에 등장하는 사도 바오로의 고백을 통해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갈라 5,1) 그렇게 주님의 여정에 동참하는 데 노력하는 것은 다른 부수적인 것들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자유롭게 주님을 따를 수 있게 해 줍니다. 

더불어 이번 주일 복음의 말씀은 제 모습 역시 되돌아보게끔 합니다. 신학교에서는 방학 9일 전부터 ‘O Jesu’(오 예수)라는 노래를 부르며 방학 전 9일기도를 바칩니다. ‘O Jesu, O Jesu, mi dilecte, amabo te perfecte a tenus quam abero ab hoc seminario’(오 예수, 나의 사랑하올 예수여, 나 당신을 온전히 사랑하리니 당신에게서나 이 신학교에서 결코 떠나지 않으리다)라고 시작하는 이 노래는 신학교를 떠나 있는 방학기간에도 주님을 향한 마음이 옅어지지 않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문 중에 오늘 복음 마지막에 등장하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문득 이 노래를 떠올려 보며 지금의 나는 주님의 뒤를 따르면서 얼마나 그 길에 충실하고 있는지 성찰해 보게 됩니다.

또한 이번 주일은 교황 주일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3년 ‘로마와 전 세계에 보내는 첫 강복’(Urbi et Orbi)에서도 주님을 향한 길 그 여정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주교와 백성으로서 여정을 시작합니다. 로마 교회의 이 여정은 사랑으로 온 교회를 이끄는 것입니다. 우리 서로의 형제애와 사랑과 신뢰의 여정입니다. 언제나 우리 서로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여러분을 향한 저의 희망은 오늘 우리가 시작하는 교회의 이 여정이 이토록 아름다운 도시의 복음화를 위하여 많은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교회를 주님의 길로 이끄시는 교황님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 교회를 위하여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끊임없이 다가오는 인간적 걱정과 유혹 앞에서 굳건히 주님을 향한 여정을 힘차게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유상우 신부(광헌아우구스티노)

천주교 부산교구 사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유상우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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