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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와 기후 위기의 주범은 정치다

기사승인 2019.06.27  14: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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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제주2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숱한 마을과 숲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하는 시민의 모습. ⓒ장영식

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가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미세먼지가 삶의 질을 좌우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고은영 녹색당 미세먼지 기후변화 대책위원장은 “제주도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난개발, 공항 정책으로 지하수가 고갈 중이고, 청소년들과 기후 당사자들이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정치는 침묵하거나 외면하고 있습니다. 관료들은 폐쇄적이고 안일합니다. 지구적 위기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정치와 관료들은 지구적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비자림로 숲을 학살하고 있는 현장에서 비통한 모습으로 서 있는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장영식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삶의 전환입니다. 토건으로부터의 전환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부와 정치는 탈 토건의 선언은 고사하고, 여전히 과거의 토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20조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문제 면제에서부터 비롯된 토건공화국은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역 언론들과 소위 말하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지식인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던 이들이 신공항 문제에는 깃발을 들고 찬성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신공항 문제와 가덕도 신공항은 토건의 상징입니다. 제주공항과 김해공항의 확충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확대재생산해서 신공항을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마냥 선전하고 있습니다.

제주2공항으로 접근하기 위한 길을 닦기 위해 비자림로 숲을 벌목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 ⓒ장영식

강정에서 해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국정원이 동원되고 국가공권력의 폭력이 있었다고 고백한 정부가 똑같은 방법으로 제주2공항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밀양과 청도에서 국가공권력의 폭력이 있었다고 고백했던 정부가 똑같은 방법으로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삼척에서 핵발전소 예정 부지의 고시를 취소했던 정부가 화력발전소를 짓겠다고 합니다. 신울진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기 위해 400기가 넘는 500kV 초고압 송전탑을 짓겠다고 합니다. 답도 없는 고준위 방사능으로 오염된 핵발전소 해체를 산업으로 둔갑하고, 해체 산업을 육성하고 핵발전소를 수출하겠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문재인 정부에서 하겠다고 합니다. 지속 가능한 생태적 삶에 대해 무지한 청와대와 한국 정치와 관료들이야말로 생태와 기후 위기의 주범들입니다.

지금 현재 세대가 저지르고 있는 발호하는 토건세력의 학살에 대해 미래 세대들이 "왜 우리에게 묻지 않았느냐?"라고 질문할 것이다. ⓒ장영식

전 세계 의회들의 경우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입법화하거나 정부의 협상 파트너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국회는 무능함 그 자체입니다. 지금 미래세대가 한국 정치와 관료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할 것입니다.

“왜 우리에게 묻지 않고, 숲 대신 길을 닦았나요? 왜 우리에게 묻지 않고, 숲과 마을을 파괴하고 공항을 건설했나요? 왜 우리에게 묻지 않고, 멸종 위기의 다양한 생물종들의 서식지들을 파괴했나요? 왜 우리에게 묻지 않고, 산과 들에 초고압 송전탑을 지었나요? 왜 우리에게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우리의 삶을 결정했나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애기뿔쇠똥구리의 모습을 비자림로 숲에서 만날 수 있었다. 비자림로 숲은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 생물 등의 다양한 자연생태계의 서식지임이 밝혀졌다. (사진은 제주도 비자림로 숲에서 '비자림로 정밀 조사반'으로 참여했던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에서 제공했음을 밝힌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장영식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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