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이발소. (이미지 출처 = Pxhere)

삭발소에 갈까 이발소에 갈까

- 닐숨 박춘식

 

 

머지않아, 이발소와 미용실이

삭발소 또는 새 머리 치장소로 변경되겠지요

 

뇌 구조와 뇌 활동을 극대화시키면서

더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인공 두피를

유행 따라 고를 수 있는 즐거움도 있겠지요

 

본래 머리카락을 3밀리로 다듬어,

가족이나 친구끼리 뇌파를 주고받는 단추가 30개

뇌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단추가 50개

회사를 연결하는 여러 단추가 붙어있는 두피를

그리고 그 두피에 인공 머리카락을 원하는 색으로

치장하는 시대가 오면 새로운 미모에 흥분하겠지요

 

하느님을 생각하는 단추도 하나 붙어있는데

그때, 자주 안 하던 기도를 하려고 애쓸 경우

뇌파가 성가처럼 진동하면 다행이지만

다른 뇌 작용에 방해가 된다면

종교의 가치가 무섭게 추락하겠지요

 

지금부터 경치가 매우 좋은 곳에

최고의 삭발소를 설계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7월 8일 월요일)

 

세상은 무서울 정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 속도 역시 빠릅니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정치까나 거부의 손을 잡고, 멀리서도 사람의 뇌를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극비로 연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아주 무서운 일이지만 사람을 여러 부류로 구분하여, 상당수의 사람들의 뇌는 직업 따라 구분하여 통제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별로 쓸모없는 사람들은 먹이와 잠자리를 주어서, 기계가 다니기 어려운 곳을 청소하는 정도의 일을 하도록 정하고, 휴식 공간도 별도로 만들어 만족을 느끼도록 시설을 마련해 주면, ‘세상은 천국이다’ 하며 기쁘게 살 수 있도록 조종하리라 여깁니다. 전쟁의 양상도 많이 변하리라 여깁니다. 적의 비밀을 알아내는 능력이 즉 기술이 없다면 아예 전쟁을 포기하리라 생각되며, 정보 시스템이 강한 나라가 항상 승리하고 또 그런 나라가 지구를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를 통솔하리라 여깁니다. 이 정도로 과학이 발전하더라도 남극과 북극의 빙산을 다시 만들지 못할 경우에는 지구는 종말을 향하여 몸부림치리라 여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를 하고 또 무엇부터 연구하거나 대비하는 구체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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