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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막달레나, 왜 아직도 울고 있는가?

기사승인 2019.07.23  1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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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여성신학회와 여장연,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 3주년 기념

가톨릭여성신학회와 한국가톨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 3주년을 맞아 공개 강연과 감사 미사를 마련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의무 기념일을 2016년 6월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교령에 따라 축일로 승격시켜 7월 22일을 축일로 지내도록 정했다. 이 승격을 통해 교황은 마리아 막달레나 성인을 “하느님 자비의 증인, 주님 부활의 증인, 복음 선포자의 모범, 사도들의 사도”로 선포했다.

이로써 루카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의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바른 용서받은 죄 많은 여인”, 또는 “창녀”로 인식됐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의 부활을 목격하고 증언했으며, 복음을 선포하는 예수와 제자들을 돕고, 십자가 죽음에서 무덤에 묻히는 과정을 지켜본 여인, 그리고 예수가 부활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처음으로 예수가 부활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사람, 즉 사도 중의 사도라고 확인됐다.

축일 승격 강연과 기념 미사는 2017년부터 시작됐으며, 올해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행한 여성 사도직의 의미를 통해 “여전히 ‘규정되는 여성’이라는 패러다임과 해체”,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도성에 비춰 본 한국 가톨릭 여성들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규정되는 여성 패러다임’을 우선 교회 안에서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에 대해, 한국교회사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정은 씨가 주제 발표했다.

김정은 연구원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차별과 폭력의 근본 원인은 여전히 여성이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규정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남성, 제도, 권력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라며, “수단으로 규정되는 여성, 제한적 역할로 규정되는 여성이라는 패러다임을 특히 교회에서 어떻게 극복하고 깰 수 있을 것인가”를 묻고 답했다.

가톨릭여성신학회와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승격 3주년을 기념하는 강연회를 열었다. ⓒ정현진 기자

남성과 제도가 규정하는, 성체분배에서 제외되는 교회 안의 여성들
여성의 자기증여적 봉사는 상하관계 아닌, 서로 낮추는 상호관계의 섬김

그가 지적한 수단으로서의 여성은 “성적 수단과 왜곡된 성의식의 대상, 무상 노동자, 무상 생산자의 모습”이다.

그는 최근 발생하는 성폭력, 성매매 사건은 여성들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이전에 비해 자유로워졌지만, 여성들의 성행위는 여전히 성적 본능 표출과 성적 착취의 정당성을 가진 남성들에 의해 윤리, 도덕적으로 규정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상 노동자, 무상 생산자로 규정되는 여성에 대해서도,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새로운 계층의 무상 노동자가 되는 쳇바퀴에 올라가며, 동시에 출산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하는 무상 생산자가 된다며,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당연한 출산의 의무를 지며, 출산을 거부하는 여성을 용납하지 않으며, 교회 안에서조차 결혼한 여성에 대한 질문은 신앙이나 삶, 일상의 문제가 아닌 출산과 육아에 그친다”고 말했다.

또 여성을 제한된 역할을 하는 존재로 규정하는 양상은 일상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언어, 행동, 환경적 성차별, 여성에 대한 공격적이고 모욕적 의미 전달과 같은 ‘미세한 성공격’으로 변화했으며, 이는 이를테면 대기업 여성 임원 비율 3퍼센트, 육아휴직 사용 가능 기업 비율 48.9퍼센트라는 현실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러한 제한된 역할은 교회, 본당에서도 존재하며, 교회 내 모든 행사는 여성 평신도의 손을 거치고 구성원 대부분이 여성이지만, 여성이 신심 단체 활동을 시작하면서 맡게 되는 것은 청소, 먹거리 준비, 성물 판매와 같은 노동력 제공일뿐이라고 지적하고 여성 평신도가 제외되는 대표적 사목 협력의 예로 ‘성체분배’, ‘평신도 강론’을 들었다.

김정은 연구원은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서 여성을 규정하는 패러다임을 우선 교회 안에서 어떻게 깰 것인가에 집중하고 방법론을 제안하면서, 먼저 인식의 전환과 관련, 여성의 본질과 존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주문했다.

그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46항)를 들어, “주님의 종으로서 자신을 낮추어 섬기는 여성의 인격적 특성은 곧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다스리는 이의 존엄성을 지니며, 이로부터 여성은 모성과 동정이라는 예외적 두 차원의 소명을 지닌다”며, “서로 다른 모성과 동정은 ‘완전한 자기 증여’라는 점에서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완전한 자기 증여는 그리스도 그 자체이자, 하느님의 것, 온전한 자유와 정의 안에서 사랑을 정점으로 하는 섬김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또 “완전한 자기 증여는 세상 창조의 신비, 자기 생명에 대한 근원적 이해, 죽음의 신비, 순례하는 지상 교회의 신비를 깨닫는 완전한 자기 실현을 성취한다”며, “여성의 본질과 존엄은 폭력과 전쟁, 이기심이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강력한 표징이 되고, 사랑의 문명을 이루는 데는 여성성, 여성 내면의 가치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섬김’과 ‘봉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대해서도, “섬김은 피조물의 연대성으로부터 나오며, 불충분한 존재인 인간은 연대하며 서로 봉사하고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연대성에서 나오는 봉사는 특히 가난한 이들을 향할 때, 자기 증여적 봉사가 된다”며, “그러므로 섬김(봉사)는 지위나 신분을 바탕으로 한 공여자와 수여자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낮추고 마주한 사람 안의 위대한 사랑과 자비의 정신, 서로를 불러일으키는 섬김과 다스림 사이의 역동성, 상호작용성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여성에 대한 모성과 동정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의 전환을 요청했다.

그는 “모성과 동정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은 모든 여성이 반드시 아내와 어머니가 되어야 하며, 자녀를 낳아 모성이라는 특별한 차원을 획득해야만 온전한 소명을 실현하는 것처럼 인식된다”고 지적하고, “모든 역할을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성이 여성으로부터 자기증여성의 감각과 포용성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구체적으로 교회의 구조와 제도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성을 별도의 영역에서 다루는 것이 아닌, 모든 이들을 위한 통합적이고 보편적 사목의 차원에서, 주교회의 전국위원회 개편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고, 본당 사목회 여성비율 30퍼센트, 본당 내 여성의 주도적 역할 보장과 성체 분배자 성 비율 보장 등도 제시했다.

페스 러스가 그린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와 슬퍼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마리아 막달레나가 울고 있는 모습.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나”(요한 20,15)
“마리아 막달레나 재해석, 여성 개개인의 이름을 찾는 것"

이어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도성에 비추어 본 한국 가톨릭 여성들의 희망”을 주제로 발표한 최혜영 수녀(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는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축일 승격은 “현대 교회에서 여성의 존엄과 새로운 복음화, 하느님 자비의 위대한 신비를 더욱 깊이 성찰하도록 요청하며 부활하신 예수를 만난 첫 증인이자 부활을 처음 알린 전달자로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수녀는 “그러나 여전히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성경의) 여러 여인들을 합성한 이야기로 강론하고, 교회 안에서 여성 존엄성에 대한 감수성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교회의 전통 안에서 끊임없이 답습됐던 것들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 잘못 해석된 것은 없는지 뒤집어 보는 것, 역시 적폐 청산이라 할 수 있다.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역시 프란치스코 교종의 결단과 의지로 교회가 보다 성숙할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영 수녀는 최근 베트남 여성이 당한 가정 폭력, 성폭력 피해자들의 끊임없는 목소리는 “여전히 울고 있는 여인들을 보여 준다”며, “교회가 마리아 막달레나를 사도로 재조명 하는 것은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결단”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억압되는 일이 비일비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노력 자체가 복음적”이라며, “구원의 역사는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므로, 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 자체가 교회의 큰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아 막달레나로부터 시작되는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대해서, 최 수녀는 “21세기에 양성평등은 인류의 과제이며, 과거 여성들의 일상이었던 가사 노동도 돌봄과 배려의 새로운 가치로 존중받게 됐다”며,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여성관이 여전히 전통을 답습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가정이 해체되고 생명이 경시되는 오늘날 여성의 생명을 살리는 보살핌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며, '살림'의 지혜를 회복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최혜영 수녀는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교회 안의 여성들이 어떤 희망을 꿈꿀 수 있을 것인지 제시했다.

“교회 공동체의 젠더 감수성 높이기, 교회를 섬기는 여성 사도성의 새로운 전망, 사회적 영성으로 이루는 화해와 평화의 사도 되기”를 꼽은 그는, 먼저 사목 활동의 여성 할당제 도입과 여성 평신도에 대한 적극적 신학 공부 개방을 들었다.

또 여성 사도직의 전망과 관련, 여성 사제직과 부제직을 위한 깊이 있는 성찰과 섬세한 접근을 요청하며, “여성 부제나 사제직과 관련해 한국 교회는 여성신학적 관점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한다. 그러나 이는 여성 신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차원에서 신학자는 물론 교도권이 적극 풀어야 할 새로운 전망”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의와 평화, 창조질서 보전이라는 21세기 화두에 여성들이 화해와 평화의 사도로서 앞장설 것을 요청하면서, “이는 고통에서 울부짖는 여성으로서 복음의 기쁨을 성취하라는 요청이며 선포다. 생명을 낳고 돌보는 힘, 살림의 능력을 세상을 위해 여성의 고유한 힘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가톨릭교회에 “권위적이고 위계적이며 가부장적 모습에서 벗어나 초대교회의 수평적이고 평등한 교회, 생명을 낳아 기르는 살림의 교회, 하느님의 여성성과 남성성이 어우러진 온전한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라”고 주문하는 한편, 여성들에게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현실을 직시하며 약자들과 연대하는 일, 여성에 대한 왜곡의 역사를 바로잡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몫”을 당부했다.

강연회 뒤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강연회와 토론회에는 남성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정현진 기자

이날 강연회에서는 발제에 이어 참가자들과 함께 하는 열린 토론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우리 주변의 고통받는 여인들은 누구이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가톨릭 여성신자로서 교회 안에서 기여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인가, 여성신자로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성직자들에게 요청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가운데 선택해 자유 토론을 이어 갔다.

참가자들은 각 질문에 대해, 여성 사제직, 교회 내 인권 교육,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연대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여성 사제직과 부제직은 본당 구성원의 대부분인 여성들, 특히 고통 속에 있는 여성들을 돌보고 남성성과 여성성 사이의 건강한 긴장 속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하다”, “또 일부 사제들의 일탈과 그 이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제 평가제가 없기 때문이다. 본당 내에서 건강하게 사제와 신자가 서로 평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제안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교회 내 여성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현재 여성들의 역할에 비추어서는 미래 세대가 자신들의 더 폭넓고 깊이 있는 역할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교회 리더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들이 참여해야 한다. 또 스스로 의식 변화와 역할 참여에 노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약자들에 공감하는 연대의 힘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공개 강연 뒤에는 주한 교황 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집전하는 3주년 기념 미사가 봉헌됐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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